여름철 인기 메뉴인 초계국수 전문식당을 찾았다. 6월 중순이지만 30도에 육박하는 기온 때문인지 오전 10시 반 이른 시간임에도 손님 수가 적지 않다. 이곳의 정식 명칭은 <미사리밀빛 초계국수 반월호수점>. 반월호수 초입에서 10여 년째 영업 중인 권인숙 대표와 부군 김식원 씨가 인터뷰에 응했다.
Q1. 식당의 역사를 잠시 들려주세요 A1. (대표 답변) 원래 구 반월(현재 행정상 안산 소재)에서 삼계탕·보신탕집을 해서 돈을 꽤 벌었어요. 그때 번 돈으로 1993년경 지금의 자리에 1천여 평 대지와 가옥을 마련한 뒤 3년가량 놀고먹다 보니 쌀독이 빈 걸 알고 1996년에 500여 평 대지에 식당과 주차장을 마련하여 찻집과 경양식 레스토랑을 차렸지요. 몇 년 하다 보니 뭔가 특화된 메뉴로 차별화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국수 전문점을 벤치마킹 하러 돌아다니던 중 경기 양평 일대에서 맛집으로 소문났던 ‘미사리밀빛 초계국수’ 본점(하남 덕풍동)에서 초계국수를 맛보고는 가맹한 지가 어느덧 10년이 다 되었습니다.
Q2. 초계국수의 매력과 전체 메뉴 소개? A2. (대표 답변) 물/비빔 두 종류의 초계국수는 냉면과 쌍벽을 이루는 하절기 대표 음식인데, 소/돼지고기 육수와는 달리 날짐승인 닭가슴살을 식초로만 간해 만들므로 국물 맛이 매우 상큼하고 시원함은 물론 쫄깃한 면발과 잘 어우러져 여름철 입맛과 기력을 되살려 주는 최고의 보양식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맛이 깔끔하면서도 저칼로리 고단백 음식이라 여성분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으며, 식성 좋은 남성 손님들을 위해서는 곱빼기를 단돈 500원 추가로 제공하여 가성비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런 연유로 한여름철 매상이 평월에 비해 30~50% 높지요. 동절기를 겨냥한 다섯 가지 칼국수(닭반마리/들깨/황태해물/육개장/통영굴)와 만두전골, 사시사철 변함없이 찾는 도토리묵밥과 전병, 해물파전, 메밀왕만두까지 15여 가지 메뉴가 완비되어 전천후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Q3. 코로나로 인한 피해는 없으셨는지? A3. (부군 답변) 코로나 이전부터 상근 2명, 주말알바 2명 정도를 써 왔는데, 코로나 때의 매출이 30% 정도 떨어졌던 것 같아요. 연간 1억5천 이상 매상이 줄었지만, 상근직은 그대로 유지하고 주말에만 시집간 딸이 와서 도와주기도 해서 다른 자영업자에 비하면 덜 힘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힘들면 남들이 더 힘들어할 것이라는 게 제 지론이라서 조용히 견뎌내고 있지요. 오히려 여름 장사 비중이 크다 보니 장마가 길어지거나 궂은 날씨가 며칠 계속되면 아내 얼굴에 먹구름이 끼곤 했습니다. (웃음)
Q4. 경영철학이나 좌우명이 있다면? A4. (부군 답변) 여기로 처음 이주했을 30여 년 전에 비하면 식당 환경이나 제반 조건이 다 좋아졌습니다. 그때 이후로 몸이 불편하셨던 장모님을 집에서 모셨는데, 지금까지 아흔이 넘도록 건강하게 살아계시니 고맙고, 식당도 무탈하게 잘 버텨왔고, 주변에 예술 활동하는 분들을 하나둘 알게 되어 그분들을 위해 무료 연습실 겸 공방을 마련해 주고, 지나가는 길손들을 위해 무료 개방찻집 등을 열다 보니 어느새 일흔 나이에 접어들었습니다. 모든 게 감사할 따름이지요. 젊어서부터 철인 경기로 단련한 몸이라서 건강에도 자신이 있으니 더 바랄 게 있겠습니다. 지금껏 좋은 음식으로 사회봉사를 해 왔다면, 앞으로는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일로 봉사하고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달 부로 군포시민신문의 월 1만 원 후원자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자 후기_인터뷰를 끝내고 초계국수에 막걸리 한 잔을 대접받았다. 막 정오가 넘어가는 시간이라 권 대표는 주방으로 달려가고 김식원 씨는 주차 안내를 위해 바깥으로 달려 나갔다. 내가 쓴 식품서적 <알아야 제맛인 우리먹거리> 한 권을 선물하긴 했으나 공짜 식사에 공짜 술은 민망하기 그지없어서 다음에는 제가 꼭 한잔 쏘겠다며 되돌아 나왔다. 이번 호부터는 제호를 <아름다운 군포사람들 탐방>으로 개명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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