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피아니스트 마리아 조앙 피레스의 독주회가 가을의 끝자락 11월 22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에서 열렸다 .
2018년 건강을 이유로 은퇴했다 복귀한 피레스는 78세로,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는 지인의 강요와 드뷔시의 베르가마스크 모음곡이 프로그램에 들어 있어 흔쾌히 연주회 전날 급히 티켓을 구매했다.
피레스는 과거 세 차례 오케스트라와 함께 내한한 적은 있으나, 단독 독주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모짜르트 스페셜리스트의 계보를 잇고 있는 피레스가,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슈베르트와 드뷔시를 연주했다.
시작 전에 프로그램 북을 보고, 혼자 '어쩌나'하고 살짝 한숨을 쉬었다. 2부에서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21번 전곡을 45분 연주한다고 안내되어 있었다. 암튼 중간 휴식시간에 몸과 마음을 충분히 풀지 않으면 깜박깜박 할 수도 있으니까~
첫 곡은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13번으로, 이 작품은 당시 슈베르트가 만난 소녀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담겨져 있다고 한다. 피아노 소리가 한음한음 옥구슬 구르듯 청아하게 들렸다.
드뷔시의 베르가마스크 모음곡은 내가 자주 듣는 클래식 레파토리 중 하나다. 동양적인 선율의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중 3장이 그 유명한 <달빛>이다. 손가락이 건반 위를 날아다니는듯한 피레스의 연주가 휴식 시간에도 오랫동안 여운으로 귓가에 남았다.
이제 마지막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21번~ 긴장해서 그런가 45분의 긴 전곡 연주가 의외로 20여분만에 끝난 느낌이었다.
'와우'를 마음 속으로 외치며, 나도 오랜만에 힘껏 박수를 보냈다. 노령이어서 전혀 앵콜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청중들의 기립 박수에 피레스는 드뷔시의 '아라베스크 1번'을 선물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흐트러짐없이 연주한 피레스가 오래오래 건강하기를, 그래서 계속 연주할 수있기를 기원했다. 한편으로는 나 자신도 늦은 나이까지 건강해서, 음악회를 즐겨 다닐 수 있기를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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