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차례상, 제사상과는 달리 간소해서산 김흥락 선생 차례상 따라 간소하게 차리고 차례 지내기 가능우리나라 1인 가구가 33%를 넘어섰다. 명절이 되어도 딱히 찾아갈 곳 없는 사람도 늘었다. 여기에 경제가 어려우니 차례상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선인들의 안내에 따라 차례상을 준비하면 예의도 갖추고,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전통을 바로 알면 명절 차례를 부담 없이 준비할 수 있다.
여러 해 동안 차례상은 간소해도 좋다는 안내를 해왔지만, 여전히 거창하게 준비해야할 것 같은 부담이 있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제사상과 차례상을 같은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과거와 달리 제사가 줄어든 현실에서 차례상이라도 풍부하게 차리자는 효심이 작용한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주자가례(朱子家禮)>에서 명절 차례와 관련해 어떤 내용이 있을까? ‘정월이나 동지, 초하루와 보름에는 참배한다(正至朔望則參)’와 ‘세속의 명절에는 그 계절에 나는 음식을 올린다’(俗節則獻以時食)는 정도의 내용을 찾아 볼 수 있다.
이후에 발간된 예서들도 설과 추석의 상차림에 관해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어느 시기부터 사람들이 제사상을 준용해 차례상을 차린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무엇을 기준으로 차례상의 원형을 추정할 수 있을까? 우리는 서산 김흥락(西山 金興洛·1827~1899) 선생의 안내를 자주 인용하고 있다.
“속절에는 작은 상에 음식을 차리되, 술잔 1개, 수저를 담은 접시, 떡(송편)과 나물(채소), 고기, 과일 2가지를 준비한다.”
서산집(西山集)의 속절에 차례상 차리는 법(考訂俗節陳設之圖)의 내용이다.
속절은 설이나 한식, 단오 추석 등을 말한다. 이때에는 계절 음식을 조상에게 바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금은 설과 추석이 큰 명절로 남아 있지만 전통시대에는 한식이나 단오도 큰 명절로 여겼다.
이 내용에 따라 차례상을 구성하면 다음과 같다.
차례 역시 4대(代)까지 모신다. 고조부모, 증조부모, 조부모, 부모의 상을 따로 차린다.
율곡 선생은 ‘설날이나 동지 등에는 따로 제찬 몇 가지를 준비한다. 동지의 팥죽, 설날의 떡국 등이 이에 해당된다.’ 하였다. 예서에 의하면 ‘속절에 음식을 올리는 예법은 곧 산 사람이 연회하며 즐기는 때이니 마치 살아 있는 듯, 옆에 계신 듯 여기는 마음을 미루어 조상에게 미치는 것이다.’ 하였다.
전통사회에서의 차례는 신주(神主)를 모신 사당에서 직접 봉행했다. 현재는 대부분 사당이 없으므로 거실이나 안방에서 신위(神位)마다 종이로 지방을 써서 봉행하면 된다.
* 내용은 『한국 가정제례 교본, 향주리(香酒梨)』에서 인용
<저작권자 ⓒ 군포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
댓글
|
칼럼·오피니언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