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김홍기 단장

[아름다운 사람들]

신완섭 기자 | 기사입력 2023/02/07 [09:04]

군포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김홍기 단장

[아름다운 사람들]

신완섭 기자 | 입력 : 2023/02/07 [09:04]

  올해는 군포시 지역문화 1번지인 군포문화예술회관(이하 회관)이 건립된 지 25주년이자, 지역문화를 이끄는 핵심 기관으로 활동해온 군포문화재단(이하 재단)이 발족한 지 10주년이 되는 의미 있는 해이다. 지난 2000년 봄, 회관의 상주 단체로 입주하여 23년간 지역 공연예술에 공헌해온 《군포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이하 프라임필) 김홍기 단장을 만나 보았다. 

 

▲ 김홍기 군포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단장 (사진=신완섭)


  Q1 다음 달이면 꼬박 창단 26주년이 된다고 들었습니다.

 

  아 네, 프라임필이 1997년 3월에 창단했으니 벌써 사반세기가 흘렀군요. 창단하기까지 경위를 잠깐 말씀드릴까요. 제 위로 누님 두 분이 계시는데 대단한 음악 매니아들이어서 저도 어려서부터 클래식 팝송 가리지 않고 들으며 자랐습니다. 그 당시 라디오로 듣던 최동욱 DJ의 <3시의 다이얼>에 흠뻑 빠져 ‘나도 멋진 DJ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졌지요(웃음). 중학교 때부터 묵직한 저음에 매료되어 바순이라는 관악기를 배우기 시작, 예고를 거쳐 대학에서도 음악을 전공했습니다. 졸업 이후 딴따라(당시 음악 하는 사람을 그렇게 불렀음)를 탐탁잖게 여기신 아버님이 경영수업이라시며 10여 년간 사업을 거들도록 하신 바람에 오랜 기간 딴전을 부리다 보니 연주자로 예술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고 대신 오케스트라단을 차리게 된 거지요.

 

  Q2 창단 때부터 군포시에 적을 두셨나요

  그렇진 않습니다. 제가 불혹(40) 나이였던 해에 서울에서 민간 오케스트라로 프라임필을 차렸지요. 그 전에 서울 잠실의 모 교회에서 예고 동기였던 친구 최선용과 1992년 서울아트오케스트라단을 창단, 4년가량 활동하다가 친구가 경기도립팝스오케스트라 초대 감독으로 가게 되면서 독립하게 된 겁니다. 당시 유니버셜발레단 문훈숙 단장님의 배려로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리틀엔젤스회관 내의 연습실을 무상으로 제공받았고, 그땐 저도 혈기왕성했던 때여서 유니버셜발레단과의 협연을 기초로 오페라 뮤지컬 성악 등 ‘극장음악 전문 민간 심포니’로 발돋움하려는 야심 찬 포부를 불태웠습니다. 그땐 제 눈에 최고의 블루오션이었지요.(웃음) 

  그런데 그해 가을 IMF 외환 위기를 맞이하게 될 줄 어떻게 알았겠어요. 단원들이 자발적으로 월급 20%를 삭감하는 등 뼈를 깎는 헌신에 힘입어 저도 밤낮 가리지 않고 발품을 팔아 국내는 물론 해외 공연 투어도 마다하지 않는 강행군 끝에 위기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당시 민간예술단체로서는 이례적으로 단원 전체를 정규직으로 고용해 전국의 모범사례로 주목받았고, 현재까지 상근 단원 40%가량이 15년 이상 장기근속자로 함께하고 있으니 감사할 일이지요.

  하지만 3년 차가 되던 1999년 엉뚱한 데서 고충이 터졌습니다. 주차장 문제였는데, 그해에 거주자우선주차제까지 시행되며 단원들이 주차할 공간을 상실하게 된 것이지요. 방치하다가는 단원들이 다 떠나버릴 것 같아 서둘러 새로운 연습 공간을 찾던 중 불과 한 해 전 개관했던 군포문화예술회관의 손종천 사무장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바로 달려와 보고는 신규 시설에다 주차장도 여유로워 2000년 봄에 바로 입주하게 되었습니다.

 

  Q3 외부인뿐만 아니라 군포시민들도 시립교향악단인 줄 아는 분이 많아요

  저도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웃음). 그간의 사연을 잠시 말씀드리면, 입주 6년 차 되던 2006년부터 당시 김윤주 시장님이 본 회관에서 연간 12회 공연을 해주는 조건부로 매년 공연비 3억 원가량을 시비로 지원해 줬어요. 통상 시립 구립 같은 관립교향악단을 운영하려면 연간 30~60억 원의 예산이 드는데, 소도시인 군포로선 감당하기 힘든 예산이지요. 15년 이상 지속적으로 공연 보조금을 지원해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지요. 2017년부터는 아예 단체 이름도 ‘군포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로 개명했으니 오해를 살 만해요.(웃음) 

 

  Q4 군포에서 활동하시며 느낀 보람과 아쉬움이 있다면?

  가장 큰 보람은 군포시의 정기적인 보조금 지원에 힘입어 안정적인 활동을 펼친 결과, 전국 100여 개 오케스트라 중에서 국내 15대 오케스트라 반열에 오르게 된 점입니다. 전국 20대 오케스트라만 초청되는 전국 교향악축제에 수년째 참가하고 있고, 세계적 성악가 조수미 공연에 매번 협연단체로 출연하는 등 연중 100회 이상(코로나 여파로 2022년도에는 97회) 전국 단위 공연을 수행하여 군포의 위상을 드높이고, 관객 수 및 질적 증대 등 지역문화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어서 나름대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고생하는 단원들의 처우개선을 챙기지 못하고, 정규 단원 수를 70여 명까지 늘리고자 했던 개인적 꿈도 코로나로 인해 무산되고 말아서 마음이 아픕니다. 급여도 관립악단의 평균치(250~300만 원)에 훨씬 못 미치는 상황이니 미안한 마음을 어찌 감출 수가 있겠어요? 더욱이 올해 시 보조금이 2023년 재단 지원예산 삭감의 여파로 인상은커녕 무려 20% 이상 삭감되어 걱정이 태산 같습니다. 애시당초 단원의 급여 지급은 단장인 제 몫이나 시 보조금은 연주수당·지휘료·게스트출연료·인쇄홍보제작비 등에 사용되므로 자칫 공연의 질이 떨어질까 봐 걱정인 거지요.

 

  Q5 단장님에게 음악이란 어떤 의미인지요. 연초이니만큼 앞으로의 포부도 밝혀주시지요

  음악이란...‘이웃과 나누는 정(情)’이라 말하고 싶군요. 음악적 재능으로 시민들의 정서 함양과 문화예술 여가 선용에 도움을 드릴 수 있으니 말입니다. 제 나이가 어느새 70을 바라보게 됐어요. 하지만 은퇴하더라도 군포를 떠날 생각을 해본 적은 없어요. 다만 일선에서 물러나기 전 내적으로는 음악전공자인 아들에게 경영수업을 시켜 연착륙의 후계 구도를 조성함은 물론 더 훌륭한 인재를 발굴하고, 외적으로는 후원 단체나 기업을 유치, 내실화를 기하고 싶습니다. 동고동락해온 자식 같은 단원들의 처우를 개선해 평생직장으로 삼을 수 있기를 바라고, 코로나로 인해 멈췄던 ‘찾아가는 음악회’도 다시 열어 꿈나무 음악영재 육성에도 힘쓰고 싶습니다.

 

▲ 군포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기자 후기

  김 단장은 “한 도시의 문화 척도는 그 도시의 교향악단 수준으로 평가된다”는 서양 속담을 인용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군포시민들로부터 받아온 큰 사랑만큼 프라임필 스스로가 군포시민의 자랑거리로 만들어 받은 사랑을 되돌려드리겠다는 말도 남겼다. 그러면서도 회관 건립 25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기획하고 있는 올 10월 예정의 초대형 오페라 <라보엠> 공연 걱정을 연초부터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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