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날씨가 변덕을 부리는 3월 어느 날, '병풍'과 '백자'라는 타임머신을 타고 '쓔~웅' 조선으로!
<조선, 병풍의 나라 2> 전은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개관 5주년 기획전으로 지난 2018년에 이은 두 번째 병풍전이다. 기획전답게 평소 접하기 어려운 보물ㆍ지정 문화재 등 50여점의 병풍이 선보였고, 병풍 고유의 미술사적 가치와 회화적 의미를 부여하는 데에 의미를 두었음을 알 수 있었다. 병풍의 사용 목적과 장소ㆍ제작자에 따라 민간병풍과 궁중병풍으로 대별했으며, 근대 병풍은 별도로 구분해서 관람객이 쉽게 이해하도록 배려해 주었다.
'한궁도 6폭 병풍' 같은 궁중병풍 류는 신선들이 살 것 같은 몽환적인 옛 풍경을 그린 병풍뿐만 아니라 '화성원행도 8폭 병풍'처럼 왕실의 행사를 사실적으로 그린 병풍도 있었다. 조선 사대부의 사랑에서 볼 수 있음직한 장승업의 '홍백매도 10폭 병풍'을 보자. 한 그루의 나무를 대담하게 10폭에 가득 채운 이 병풍 하나를, 작은 공간에 홀로 배치했다. 살아움직이는 듯한 나뭇가지와 봄바람에 곧 흩날릴 것 같은 꽃잎은 관람객들의 탄성과 함께 발길을 오래 머물게 하는 이번 전시의 대표작 중 하나다. 이처럼 7개의 크기가 다른 전시공간을 현대적 분위기로 연출함으로써 2030세대 관람객도 기대 이상으로 많이 찾는다고 한다.
리움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는 <조선백자, 군자지향>전은 도자기만을 주제로 한 첫 특별전으로, 국내외 14개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협찬한 국보 10점ㆍ 보물 21점 등 총 185점을 선보인다.
1부 전시실은 블랙박스라 불리는 200평 규모의 큰 전시 공간이다. 명품 백자 42점이 42개의 쇼 케이스 안에 각각 하나씩 장엄하게 도열해 있다. 아무 장애물 없이 전후좌우 360도 돌아가면서 백자를 감상할 수 있다. '백자 달항아리'를 포함해서 한자리에 이렇게 많은 국보ㆍ보물이 모여 있는 것은 처음이다.
블랙박스 아래층 2~4부에서는 백자의 역사와 양식의 변화를 알 수 있게 설명해 주었다. 한편에는 일본과 중국의 도자기를 전시해서 조선백자의 담백함과 비교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청화백자는 선비의 품격이, 순백자에서는 군자의 풍모가, 낚시하는 동자ㆍ그네타는 소녀의 모습을 그린 백자 청화병에서는 현대적인 감성이 물씬 묻어난다. 더우기 철화와 동화 안료로 그린 붉은 기하학적인 무늬들은 가히 파격적이며 군자지향과는 거리가 멀다. '백자청화 매죽문 호' '백자청화 포도문 호' '백자 개호' '백자 달항아리' 등 국보를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조선, 병풍의 나라 2> 전은 4월30일까지,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전은 5월28일까지 열린다. 체력이 허락하면 하루에 2개의 전시를 충분히 볼 수도 있다.
한편, 18세기 조선백자 '달항아리'가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3월21일(현지시각) 달항아리 역대 최고가인 456만달러(약 59억6천만원)에 낙찰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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