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산본천 복원을 위한 산본천 답사를 하면서...

전선영 사)자연과 함께하는 사람들 생생뿌리팀 | 기사입력 2023/03/25 [12:26]

[기고] 산본천 복원을 위한 산본천 답사를 하면서...

전선영 사)자연과 함께하는 사람들 생생뿌리팀 | 입력 : 2023/03/25 [12:26]

3월 13일(월) 오후 드디어 산본천 답사다. 3차례에 걸쳐 진행된 청계천 답사에 이어 본격적으로 산본천을 둘러보기 위해 금정역에 모였다. 아침엔 쌀쌀했는데 1시쯤 되니 햇볕이 제법 따뜻하다. 우리는 옛 보령제약부지에 세워진 힐스테이트금정역 아파트 쪽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안양천과 산본천이 만나는 합류부로(호금교와 금호교 사이에서 당정천과 안양천이 합류하고 보령교와 호계교 사이에서는 산본천과 안양천이 만나 한강으로 흘러간다.) 예전엔 악취가 심했다고 하지만 지금은 깔끔하게 환경정비를 해서 냄새는 거의 느끼지 못했다. 산본천 답사 일정은 이곳을 출발하여 금정역과 산본시장, 래미안 하이어스를 지나 저류지 역할을 하는 중앙공원을 거쳐 8단지에서 초막골 생태공원까지 이동이다.

 

 복개된 산본천을 걸어가면서 (사진=이금순)   © 군포시민신문

 

산본천(山本川)은 수리산에서 발원하여 산본신도시를 관통하여 금정역에서 안양천으로 합류하는 한강수계의 지방하천으로 안양천의 제1지류이다. 하천연장은 3.25km, 유로연장 4.95km, 유역면적 9.83㎢이고(2008년 11월 산본천등 5개 하천기본계획, 국가 기록원 자료 참고) 하천의 형태는 총 유역면적의 48%에 해당하는 부분이 도시화한 전형적인 도시하천이다. 현재는 하천복개공사로 산본천 상류인 초막골 생태공원과 하류인 안양천과 만나는 합류부를 제외한 전 구간이 복개되어 산본신도시의 주요 도로로 이용되고 있다.

 

여기서 참고로 군포시 수계는 수리산 능선에 의해 수도권의 주요 하천인 안양천, 반월천, 황구지천의 3개로 구분된다. 대부분이 안양천의 한강수계이지만, 대야미 지역은 반월천 수계, 부곡동 일대는 황구지천의 안성천 수계이다.

 

2018년 1월 산본에 이사 와서 어떤 경로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초막골 입구에서 금정역까지 넓은 도로 밑이 하천이라는 걸 알았고 복원계획에 관한 이야기도 들었다. 29년을 살았던 정릉에서 어린 시절 뛰어놀았던 길거리도 복개된 곳이었고, 내부순환로 공사를 할 때 드러난 개천에서 심하게 나던 악취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공사 중에는 차가 무지 막혀서 불편했던 기억도 있기에 ‘이 복잡한 도시에서 과연 가능할까?’란 생각을 했는데 작년 12월 환경부의 지역 맞춤형 통합하천사업 대상지로 최종 선정되었고 산본천 복원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여기저기에 걸렸다. 군포시가 마련한 계획안에 따르면 2032년까지 모두 1천916억원(국비 50%, 도비 35%, 시비 15%)을 들여 한얼공원 삼거리부터 금정역까지 산본천 1.44㎞에 대해 복개시설 철거를 비롯해 하천정비, 수질개선, 생태습지를 위한 환경정비, 테마공간이나 자전거도로, 산책로 등 친수시설 기능의 환경 조성이 추진된다.

 

 초막골 생태공원 입구 물줄기 (사진=이금순)   © 군포시민신문

 

예전 자료를 검색하다가 2006년 미디어 자료(SBS 물은 생명이다 226회 참고)에서 구주공 1,2단지(현 래미안 하이어스)가 재개발되고, 초막골이 계단식 논이고 습지였을 때 시민단체나 활동가들은 지금이 적기라고 하면서 산본천을 복원해야 한다는 인터뷰 자료를 접했다. 당시에 바로 시행할 순 없었지만, 군포시 사업자료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20 군포도시기본계획”에 반영해서 준비하고 있었다. 작년 홍수로 인해 피해가 컸고,(2022년 환경부 및 기상청 종합감사-산본천 물길정비 참고) 시행을 위해 계획과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그 의미는 크다고 생각한다. 이번 환경부 사업에 선정된 4개의 지방하천 중 산본천은 유일한 복개천이다. 주거지가 들어선 곳에 생태환경을 조성해야 하기에 자금지원과 복원사업으로 선정되었지만 어려운 상황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청계천 답사에 이어 산본천 답사를 진행해주신 나각순 교수님은 산본천 복원은 최대한 물줄기에 가깝게 해서 역사문화적 측면과 생태 측면과 도로 교통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이 구간은 역사문화적인 부분보다는 민속예술 측면으로 접근하여 주민들의 기록이 있는지 찾아봐야 하고, 산본을 대표하는 수종선정과 식재로 채워져야 하며 주변 아파트와 시장 주변의 경관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하셨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참여와 영향력을 강조하면서 당장은 아니지만, 초막골까지의 복원 가능성과 수리산의 복개된 작은 물줄기들도 언젠가는 복원될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셨다.

 

주변의 습지들이 한결같이 비슷한 식물, 비슷한 모습인 이유가 지자체가 용역을 주고 맡긴 업체는 일하기 쉬운 선택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지역을 대표하는 지역만의 특색을 볼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시민들의 역할이, 시민들의 힘이 필요하다. 초막골 생태공원이 자연 친화형 도시공원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시민들과 활동가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요구로 가능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산본천은 복개하천으로 하천복원의 한계를 인지하고 접근해야 하며, 소중한 환경적 자산으로 여기고 설계부터 사업 후 관리까지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할 것이다. 지금까지 3차례에 걸쳐 “기후변화시대, 산본천의 시민주도형 통합하천 복원전략”을 위한 강의와 토론회가 진행되었고 앞으로도 둘째, 넷째 화요일 7시에 군포시의회 2층 문화강좌실에서 계속될 것이다. 시민들의 관심과 역량강화를 위한 참여는 산본천을 성공적으로 복원시키고 나아가 생태하천의 복원모델이 될 것이기에 누구든지 함께해서 생각과 마음을 모으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산본천 답사에 참여한 시민들 (사진=이금순)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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