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기간 동안 아이들은 어떻게 지냈을까? 그리고 아이들은 보호자를 비롯한 학교선생님과 이웃 어른들에게 어떤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할까? 중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아이들이 모려 400여개의 질문을 만들고 그중 40개 문항을 뽑아 직접 전국의 350명의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다. 어른들도 물어보지 않았던 코로나19 시기의 아이들이 삶에 대해 아이들이 묻고 답을 하고 분석을 했다. 학교도 문을 닫고 가정에서 온라인 학습을 했던 아이들 과연 도움이 필요할때 가정과 학교와 마을에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었을까?
사회적 자본이라는 말이 낯설지만 사실은 아이들에게는 가정과 학교와 마을에서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인적 물적 지원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6일 헝겊원숭이운동본부와 세이브더칠드런이 함께 하는 유엔에 보내는 아동보고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군포 청소년들이 직접 만들고 조사하고 분석한 코로나19 아동청소년사회적자본 설문 결과 보고회가 있었다. 이날 아이들이 준비한 토크콘서트에 참석하면서 나는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코로나19 확산 기간 동안 나는 주로 보호자 없이 혼자(또는 형제자매와) 식사를 했다”는 물음에 28.8%의 아이들이 ‘그렇다/매우 그렇다’고 응답을 했고 ‘보통이다’ 응답도 18.2%로 거의 절반에 가까운 아이들이 아이들끼리 주로 식사한 것으로 미루어 짐작이 된다. 배달이나 인스턴트 음식을 더 자주 먹었다는 응답도 33.4%되었지만 아이들은 78.3%는 ‘코로나19 확산 기간 동안 보호자는 나의 식사를 직접 준비해 주셨다’고 응답했다. 학교 선생님과의 관계에서도 ‘공부에 관련해 충분히 물어볼 수 있었다’는 응답이 56.9% ‘친구관계를 도와주셨다’는 응답이 44.2% 로 절반이 넘는 아이들은 선생님에게 충분한 도움을 받지 못했지만 ‘선생님과의 관계는 전혀 나빠지지 않았다’고 80%가 넘는 아이들이 대답했다. 마찬가지로 이웃어른들과는 도움을 받은 적이 없지만 이웃어른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답했다. 같이 밥을 먹지 않았고 배달을 많이 시켰지만 아이들은 부모님에 대해 부정적으로 대답하지 않는다. 학교선생님에게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했지만 이웃 어른들에게 도움을 받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주변의 어른들에 대해 나쁘게 답하지 않는다.
아이들과 만나는 일을 15년 이상 해오면서 알게된 점은 아이들은 정말 그렇다는 것이다. 제대로 돌보지 않는 엄마와 아빠를 항상 기다리면서 사랑받고 싶어한다.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배려한다. 설문조사 결과를 들으면서 내내 아이들의 마음이 느껴진다. 이 보고회를 들으면서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래도 코로나19기간을 잘 지냈다고 안심했을 어른들이 많겠지만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아이들의 생각은 달랐다. 도움을 받을 수 없었고 혼자 있었고 외로움을 느꼈고 식사를 준비해 준 어른이 없다고 답한 5~10%의 아이들을 걱정했다. 어떻게 그 아이들을 찾아낼 수 있고 도와줄 수 있는지 고민했다.
설문조사를 분석한 아이들의 이야기에 어른인 나는 몹시 부끄러웠다. 학교와 공공시설의 문을 모두 닫아버리고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코로나19기간을 잘 보내주길 바랬던 정부는 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던 아이들의 존재는 겨우 5~10% 라고 안심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아이들의 이야기에 어른으로서 나는 예리한 칼로 찔린 기분이었다. 자랑스러운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좋은 어른이 되어야 겠다고 굳게 다짐해본다.
※우리나라는 1991년 유엔아동권리비준 국가로 네차례 아동권리에 대한 국가보고서의 심의를 받았다. 정부가 보고서를 제출할 때 해당 국가의 민간단체도 보고서를 제출할 수 있는데 아동권리 실태에 대해 아이들의 목소리를 직접 이야기한 아동보고서를 제출할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2024년 대한민국정부의 제7,8차 대한민국 국가보고서 제출에 맞춰 ‘불평등’ 아동보고서에 참여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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