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데미풀(대표 송우섭)이라는 출판사에서 군포시민신문 앞으로 신간 서적 <명심보감>을 증정본으로 보내왔다. 동봉된 소개 글을 읽어보니 편역작가 성찬식 씨는 군포 사람이다. 이튿날인 7월 23일 전화 약속 후 오후 3시에 군포노인복지관 1층 독서실에서 그를 만났다.
Q1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를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6.25전쟁이 일어난 1950년 부산 송정 태생으로 동래중·고를 거쳐 동아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어요. 직장생활은 자동화시스템 분야의 삼익THK(주)라는 회사에서 시작해 12년 만에 이사로 승진할 정도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이후 상무이사, 대구성서공단 공장장 등을 지냈습니다. 퇴직 후 건축업에 손댔다가 사기를 당해 힘든 시기를 보내다가 10여 년 전에 이곳 군포로 이사와서 평온을 되찾고 있습니다.
Q2 책 출간일이 7월 8일이더군요. 2주가 갓 지났는데 판매는 잘되고 있는지요 2주만에 60여 권이 팔려나가 교보문고 고전 분야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들어가 있는 걸 확인했습니다. 감사할 일이지요. 사실 이 책은 그간 제가 공부한 내용을 정리해서 이미 비매품으로 출간했던 책으로, 읽기 편하게 판형을 키워 내놓은, 저로서는 첫 유가지 단행본입니다. 비매품 기 출간서적에는 <불교입문>이란 책도 있는데, 이 책도 기회 봐서 서점에 소개하려고 합니다.(이날 이 책을 선물로 주심)
Q3 학구열이 대단하시네요. <명심보감>을 특별히 편역하신 이유가 뭔가요 돌아가신 어머님을 떠올리며 명심보감을 깊이 공부했습니다. 부산 해운대에 가면 장산(萇山)이란 산속에 안적사라는 절이 있지요. 어머님은 그곳의 여신도회 회장을 맡았을 정도로 불심이 깊었고 자나깨나 자식을 위해 불공을 드리곤 했지요. 살아생전 다하지 못한 효심을 명심보감 편역으로 보답코저 했습니다. 알고 보니 제 책이 지난 5년 만에 신간된 명심보감이라더군요. 2013년 복지관에서 정명조 선생으로부터 명심보감을 공부하게 되었는데, 선생님 말씀을 잘 필사하여 정리해 두었던 게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정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한편 한문에 능통하신 월암 손영호 선생께서 꼼꼼히 감수까지 해주셔서 편역이 훨씬 세련되어진 것에 대해서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Q4 명심보감을 꼭 읽어야 할 이유라도 있나요 명심보감은 원나라 말기에 출생한 범립본(范立本)이 1393년(홍무 26년)에 선현들의 금언이나 경구를 엮어 상·하 2권 20편으로 분류해 펴낸 편저(編著)입니다. 중국의 공자 맹자 순자 등 당대의 유학자들과 노자 장자 같은 도교의 명언, 불교 사상 등이 총망라되어 스스로 마음을 밝혀(明心) 삶을 성찰해 볼 수 있는 거울과 같은, 그야말로 보감(寶鑑)이지요. 따라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가까이 두고 볼 귀중한 책입니다. 특히 한자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세대들에게는 천자문(千字文) 사자소학(四字小學) 격몽요결(擊蒙要訣) 못지않게 한문 교육을 겸한 도덕 교재로서 손색이 없는 책이지요. 참고로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명심보감은 청주고인쇄박물관에 소장되어있는 1454년 간행된 <신간대자명심보감(新刊大字明心寶鑑)>입니다.
Q5 한문 공부에 푹 빠져 지내시는군요. 네, 매일 새벽에 운동을 끝내고 맑은 정신으로 이곳 도서관을 찾아와 하루 종일 책벌레처럼 여기서 살지요, 허허. 요즘은 주역(周易) 공부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시중 서점에 주역 관련 서적들이 적지 않으나 김용옥 같은 대학자가 펴낸 <도올주역강해>조차 산만하게 정리되어 일반 독자들이 읽기엔 무척 힘든 편입니다. 저는 중국 고대 복희씨 때부터의 주역 괘를 사례로 해서 64괘를 명쾌히 정리하는 작업을 마무리하는 중입니다. 이미 써둔 <원효대사와 요석공주>, <한자를 가장 쉽게 배우는 법> 등과 함께 순차적으로 책을 출간할 계획입니다.
Q6 내공이 대단하십니다. 계속해서 한자 공부를 강조하시는군요.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미래의 주역이 되려면 세계의 절반인 동양을 제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그러니 한자를 모르고서야 어찌 동양 사상을 이해한다고 할 수가 있겠어요. 저는 어린 제 손주들에게 한자를 가르치기 위해 ‘한자 쉽게 배우는 방법’도 손수 마련해 본 것입니다. 하하. 그러고 보면 ‘늦게 배운 도둑이 날 새는 줄 모른다’고 하루 하루 공부하는 재미로 날 가는 줄 모르고 삽니다.
기자후기_약 한 시간가량의 인터뷰도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였다. 공부한 모든 내용은 모두 공책에 빼곡이 정리되어 있다. 디지털 문명의 혜택을 거부한 채 노인으로서 아날로그의 삶을 살면서도 생각만은 젊은이 못지않다. 인터뷰를 끝낼 때 작은 쪽지 한 장을 건네주셨다. 거기에는 “儉而不陋, 華而不侈(검소하나 누추하지 아니하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아니하다)”라고 적혀 있었다. 김부식이 쓴 『삼국사기』 백제본기에 나오는 백제 시조 온조왕이 궁궐 건축 때 남기신 말씀이다. 뜻을 새기며 되돌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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