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많은 고령자들이 인생 막바지에 앰뷸런스를 불러 병원 입원을 반복하다가 마지막에는 병원에서 이승을 하직합니다. 누구도 바라지 않는 일이죠. 평안한 집에서 가까운 가족들 곁에서 돌아가기를 바라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집에서 하늘의 부름에 따르는 것,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미래입니다. 노인에게 죽음이 가까워지면 그에 따른 조짐이 나타납니다. 그런 증상에 놀라 보호자들이 응급실로 모시고 가서 괜한 고생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연명의료의향서를 미리 써놓았다면 굳이 입원할 필요가 있을까요? 실제로 중한 증상이 아니라 가볍거나 증등도 증상임에도 응급실로 가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오늘은 임종 증상에 대해 살펴볼까 합니다. 임종 증상을 미리 잘 알고 있으면 그에 맞춰 대처할 수 있습니다. 임종과정을 초기, 중기, 후기로 나누면 초기에는 먹지 않게 됩니다. 물이나 음료를 마시지 않거나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죠. 또한 자고 있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중기에는 의식이 저하됩니다. 의식은 각성, 기면, 혼미, 반혼수, 혼수상태로 구분합니다. 사전 천명(死前喘鳴)이 보입니다. 영어로는 death rattle이라고 ‘죽음의 딸랑이’라고 합니다. 침이나 가래가 삼켜지지도 뱉어지지도 않으면서 가래 끓는 소리가 나는 것을 말합니다. 옆에서 보기에는 매우 불편해 보이지만 당사자는 크게 고통스럽거나 불편하지 않다고 합니다. 후기에는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호흡이 불규칙하게 됩니다. 혼수상태는 아주 강한 자극에도 깨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런 불규칙한 호흡을 체인 스톡스(Cheyne-Stokes) 호흡이라고 합니다. 얕고 빠른 호흡에서 깊고 느린 호흡으로 바뀌는 등 불규칙하게 호흡이 이루어지다가 호흡이 끊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호흡이 중단되었다가 다시 불규칙한 호흡이 이어집니다.
이번 달 방문한 환자분은 80대인데, 기면 상태였으며 손발이 매우 차갑고 맥이 잘 잡히지 않았습니다. 보름 전부터 물만 축이는 정도이고 음식을 먹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돌아가셨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이처럼 손발이 차갑고 맥이 잘 잡히지 않는 경우도 임종 징후로 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경우는 7개월 이상 외상 상태로 근육이 거의 다 빠진 노인분입니다. 얼마 전부터 발가락이 괴사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괴사가 진행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가셨습니다.
임종 예후를 다음과 같이 대체로 예측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다 다릅니다. 어떤 의사도 환자가 얼마나 살 수 있는지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서서히 의식이 저하되는 경우는 여명이 보통 1달 이내로 보고 있습니다. 감염 징후가 분명하게 계속되는 경우에는 2~3주 이내로 봅니다. 혈압이 분명하게 낮아진 경우나 급격하게 의식이 저하된 경우는 2주 이내로 봅니다. 하루 소변량이 100cc 이하인 경우는 1주 이내로 보고 있습니다. 하루 소변량이 50cc 이내인 경우에는 여명이 1~2일 정도 남아 있다고 봅니다. 또한 얼굴색이 까맣게 변하거나 혀 전체가 까만 흑태로 덮이면 임종 위험 증후로 봅니다. 또한 땀이 많이 나거나 밤에 땀이 많이 나는 경우도 임종 위험 증후로 볼 수 있습니다. 혈압이나 맥박수 변화도 주의 깊게 보아야 합니다.
고령자의 마지막을 앞두고 가족들은 당황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혼수상태라 하더라도 마지막까지 청각은 살아있다고 합니다. 마지막 작별 인사로 ‘5가지 말’을 하는 것도 좋다고 합니다. “사랑해요. 고마워요. 괜찮아요(forgive you). 미안해요(forgive me). 나는 괜찮으니까 안심해요.” 물론 5가지를 모두 할 필요는 없고 마음에서 우러나는 대로 말하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입니다. 행복한마을한의원은 재택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시적으로 방문하는 방문진료와는 달리 재택 의료는 정기적으로 어르신을 방문하여 건강을 살피고 필요한 조치를 진행합니다. 재택 의료에서는 어르신들이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가는 것이 아니라 원래 살던 집에서 죽을 때까지 편안히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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