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고] 구치소 유감

우리민주연합 대표(오사카 소재)

이철 | 기사입력 2025/01/21 [08:46]

[해외기고] 구치소 유감

우리민주연합 대표(오사카 소재)

이철 | 입력 : 2025/01/21 [08:46]

 편집자주) 일본 오사카에 거주하는 이철씨는 1975년 고려대 대학원 정치외교학과에 재학 중 당시 중앙정보부의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조작 사건’으로 사형 언도를 받고 13년간 옥살이를 하였으나 2015년 재심 결과 무죄확정 판정을 받았다. 2018년 ‘민주주의자 김근태상’을 수상했다. 현재 우리민주연합 대표이며 오사카와 한국을 오가며 민주인사를 돕는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수감 생활을 다룬 <장동일지(長東日誌)>(일본어판 2021년, 한국어판 2024년)가 있다.


 

  45년 만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내란을 획책했던 윤석열이 드디어 구속되어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었다. 1월 18일, 이날은 31년 전에 돌아가신 문익환 목사님의 기일이며, 동시에 그날 오전 9시에 세상을 떠난 민족화해협력국민협의회 조성우 의장의 별세 날이기도 하다. 이 나라의 민주와 통일운동을 선도해 오신 이분들의 날에 윤석열이 구속되는 것을 보니 역시 무속보다 하느님의 힘이 훨씬 크심을 알 수 있다.

 

  윤석열이 체포 구속될 때까지의 45일 동안 일부 극소수를 제외한 온 국민은 밤마다 불면증과 우울증. 불안한 마음으로 지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윤이 체포되어 나올 때 대다수 국민은 양손에 수갑을 차고 끌려 나오는 그의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싶어 하였으나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 유감으로 남는다. 지금의 서울구치소는 새 건물이라 청결하고 방안에는 난방과 책상도 있다고 하고 TV나 신문도 볼 수 있다고들 한다. 그 혹독했던 군사독재 시절인 70,80년대와는 사뭇 달라진 모양이다.

 

  나는 일본에서 태어나 자란 재일동포 2세로서 민족의 혼과 뿌리를 찾아서 모국에 유학 왔다가 50년 전인 75년도에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날조 수감되어 1,2,3심 다 사형선고를 받고 13년 동안 수감 생활을 했다. 당시 서대문구치소 감방은 환경이 열악하여 불결하기 짝이 없고 냄새나는 데다가 식사나 처우도 형편없는 시대였다는 것을 생각하니 윤석열이 부러운 마음마저 든다. 윤이 국회에서 탄핵받는다는 역사적인 장면을 민주시민들과 함께하려고 나는 지난 12월 7일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 토요일 오후에 국회 앞에 나갔다. 그날은 시민들이 엄청 많이 모여서 전철이 여의도역과 국회의사당역에 정차하지 않는다고 해서 나는 지인과 함께 한 역 앞서 내려서 걸어갔다. 그러나 그날은 탄핵 의결이 성립되지 않아 실망했는데, 나는 탄핵 불발보다 더 놀랍고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것은 20.30대 청년들이 길이나 공원을 가득 메워서 “윤석열 탄핵!”을 외치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 장면을 보면서 나는 확신했다. 역시 대한민국의 민주혁명은 세대에서 세대로 계승되고 있구나!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1987년 6월항쟁. 2016~7년의 촛불혁명도 역시 젊은 시민들이 중심이 되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윤석열 퇴진 촉구 집회에는 응원봉을 든 10대들까지 가세하여 민주혁명의 연령층이 훨씬 폭넓어지고 마치 축제처럼 평화롭고 활달해졌다는 변화이다. 나는 윤이 탄핵소추가 가결되는 역사적인 장면을 보지 못했으나, 그 아쉬움보다 몇 배나 값진 장면을 내 눈으로 확인하면서 큰 기쁨을 느끼며 돌아올 수 있었다. 온 국민의 염원대로 하루빨리 대한민국이 안정을 회복하고 민주주의가 더욱 발전되기를 기원한다. 

 

▲ 외쪽부터 신완섭 기자, 이철 대표, 신종원 교수, 이철 대표 부인 민향숙씨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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