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동한 군포시의원, '평화의 소녀상 보호·관리' 관련 조례안 제정

기억이 머무를 자리를 만드는 일

이동한 군포시의원 | 기사입력 2025/12/22 [08:26]

[기고] 이동한 군포시의원, '평화의 소녀상 보호·관리' 관련 조례안 제정

기억이 머무를 자리를 만드는 일

이동한 군포시의원 | 입력 : 2025/12/22 [08:26]

군포당정근린공원에 앉아 있는 한 소녀를 바라본 적이 있습니다. 말없이 정면을 응시한 채, 뜨거운 햇볕과 차가운 바람을 묵묵히 견디고 있는 그 소녀는 우리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앞에서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합니다. 그 침묵이 너무나도 무겁기 때문입니다.

 

평화의소녀상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닙니다. 그것은 한 시대의 폭력이 한 개인의 삶을 어떻게 무너뜨렸는지, 그리고 그 상처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증언하는 존재입니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과거의 비극에 머무는 일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어떤 사회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질문 앞에서 얼마나 책임감 있게 서 있었을까요. 평화의소녀상은 시민들이 세운 기억이지만, 그 기억을 지키는 책임은 오랫동안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2016년 건립된 소녀상은 관리 주체가 불분명했고, 훼손과 방치의 우려가 늘 존재했습니다. 우리는 “기억하자”고 말하면서도, 정작 기억하기 위한 행동은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군포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기념사업 지원 및 평화의 소녀상 보호·관리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했고, 2025년 3월 17일 본 조례가 제정되었습니다. 이 조례는 현학적인 말이나 화려한 수사로 꾸민 선언이 아닙니다. 아주 분명한 한 문장입니다. 기억을 각자의 마음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우리 군포시가 책임져야 할 공적 책무라는 의지의 선언입니다.

 

이 조례를 통해 군포시는 처음으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를 공식적으로 정의하고, 평화의 소녀상을 보호·관리해야 할 대상임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훼손을 막기 위한 행정적 책임 또한 분명히 하였습니다. 추모와 교육, 기림의 날 운영, 시민 참여형 기념사업까지 제도 안으로 끌어들였습니다. 

 

기억은 저절로 유지되지 않습니다. 기억은 퇴색되고, 쉽게 왜곡됩니다. 저는 이 조례를 발의하면서 “잊지 않겠다”는 단순한 약속을 넘어, “지키겠다”는 공적 약속을 선택했습니다. 그것은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다음 세대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한 선택입니다.

 

이제 소녀상은 누군가의 선의에 기대어 유지되는 존재가 아닙니다. 우리 군포시가 책임지고 돌보아야 할, 우리 모두의 역사입니다. 그리고 그 책임은 결국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로 이어집니다.

 

평화의소녀상 앞에 설 때마다 저는 묻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고 있는가.” 이제는 이렇게 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기억을 약속하는 군포시에 살고 있다.” 그것이 제가 이 조례를 통해 시민 여러분들께 말씀드리고자 하는 바입니다.

 

▲ 이동한 군포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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