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웅 칼럼] 한국 야구 아시아쿼터 논쟁, 제도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다

권혁웅 대한생활체육야구협회 전략기획팀장 | 기사입력 2026/01/12 [07:09]

[권혁웅 칼럼] 한국 야구 아시아쿼터 논쟁, 제도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다

권혁웅 대한생활체육야구협회 전략기획팀장 | 입력 : 2026/01/12 [07:09]

▲ 권혁웅 대한생활체육야구협회 전략기획팀장 

한국 프로야구가 2026시즌부터 아시아쿼터 도입을 예고했다. 기존 외국인 선수 제도와는 별도로 일본·대만 등 아시아 출신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 그러나 반발이 만만찮다. 국내 선수들의 입지가 더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아마추어 야구계의 우려가 크다. 돌이켜보면 새로운 제도 앞에서 우리는 늘 같은 질문을 던져왔다. 그리고 이번에도 질문의 방향이 어긋나 있다.

 

이 논란의 뿌리는 특정 제도 자체가 아니라, 한국 야구가 제도를 다뤄온 태도에 있다.

 

한국 프로야구는 아시아쿼터를 당장의 전력 공백을 메우는 대체재로 본다. 10개 구단 중 9개 구단이 아시아쿼터를 투수 자원으로 영입했다. 제도의 취지를 떠나, 실상은 ‘저렴한 외국인 선수’라는 단기 계산이다. 이 지점에서 아마추어 야구계는 ‘국내 선수 입지 축소’를 이유로 반대한다. 프로와 아마추어 모두, 단기적 이해관계 때문에 장기적 시사점을 외면하고 있다. 

 

고교야구 투구수 제한 제도의 예를 돌이켜보자. 선수 보호를 위해 도입된 제도를 현장은 에이스를 자주, 오래 쓰기 위한 꼼수로 썼다. 관리 명분으로 보직을 파괴하며 유망주가 경기 운영과 체력 배분 능력을 키울 기회는 사라졌다. 유망주들은 선발도, 불펜도 아닌 애매한 상태로 프로에 진입했다. 제도를 편법으로 소비한 결과 아마추어와 프로 사이 육성 단절로 이어졌다. 지금 한국 프로야구가 외국인 없이는 선발 로테이션을 꾸리기 어려운 현실도 그 결과이며, 아시아쿼터의 변질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국내 선수 입지를 이유로 하는 야구계의 아시아쿼터 비판은 표면에 드러난 실패의 책임을 직시하지 않으려는 현실 도피에 가깝다.

 

지금까지 한국 선수의 해외 진출은 소수의 뛰어난 선수의 전유물이었다. 그나마 미국이라는 좁은 문에 몰렸고, 의의도 개인의 도전과 성취에 그쳤다. 아시아쿼터는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더 많은, 더 다양한 배경의 선수들이 더 다양한 국가와 리그로 진출할 제도적 명분이 된다. 이는 곧 한국 야구가 세계와 관계를 맺는 방식 자체의 변화를 뜻한다. 야구를 매개로 한 교류가 단순한 선수 이동이 아니라, 한국 야구가 세계의 야구가 될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

 

일본은 ‘사가 아시아 드림즈’라는 독립구단을 통해 그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야구 인프라가 취약한 아시아 국가의 젊은 선수들로 이루어진 이 구단에서, 아시아 야구인재들은 일본 프로야구에 도전하고, 일본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국 야구의 변화를 이끈다. 독립구단이 선수 육성을 넘어 각국 대표팀 강화, 현지 미디어 노출, 지역 국제교류와 경제 협력까지 잇는 플랫폼이 되었다. 아시아에서 일본 야구의 영향력은 경기력을 넘어선 차원으로 커지고 있다.

 

반면 한국은 화재가 두렵다는 이유로, 이미 가진 불씨마저 끄려 한다. 위험하지 않은가, 손해가 아니냐는 질문에만 매달린다. 제도는 언제나 도구에 불과하다. 미래는 그 도구를 쥔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 아시아쿼터도 마찬가지다. 위협으로만 여기며 움츠릴 것인가, 아니면 세계로 나아가는 기회로 삼아 한 걸음 내딛을 것인가. 답은 결국 한국 야구 스스로에 달려있다.

 

▲ AI 이미지 생성

 

# 독자가 내는 소중한 월 5천원 이상의 자동이체 후원은 군포시민신문 대부분의 재원이자 올바른 지역언론을 지킬 수 있는 힘입니다. 아래의 이 인터넷 주소를 클릭하시면 월 자동이체(CMS) 신청이 가능합니다. https://ap.hyosungcmsplus.co.kr/external/shorten/20230113MW0S32Vr2f 

* 후원계좌 :  농협 301-0163-7925-91 주식회사 시민미디어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온라인 전시회
메인사진
[김민경 온라인 전시회] 소나무
1/2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