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은호 군포시장이 오는 1월 18일 프랑스와 독일로 해외 도시개발 벤치마킹에 나선다. 6박 8일 일정, 소요 예산은 약 5,400만 원 하 시장과 공무원 4명, 철도지하화 용역업체 관계자 1명이 동행한다. 군포시는 철도지하화, 재개발·재건축, 금정역사 개발 등을 위한 선진 사례 학습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 출장이 과연 ‘행정의 필요’에서 출발한 것인지, 아니면 ‘정치 일정 속 이벤트’에 가까운 것인지는 냉정하게 따져볼 문제다.
현재 군포시정은 평온한 상황이 아니다. 하 시장은 지난해 10월 31일 뇌물수수 혐의 등과 관련해 영장실질심사를 받았고, 법원은 기각 결정을 내렸다. 법적으로는 불구속 상태지만, 이 사건이 시정의 신뢰에 상처를 남긴 것 역시 부인하기 어렵다. 더구나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2025년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 결과에서 군포시가 전년도 대비 2등급 하락한 최하위 등급인 5등급을 기록했다. 이런 조건 속에서 단체장이 해외 출장의 중심에 서는 장면은, 행정의 안정성과 책임성 측면에서 결코 가볍지 않다.
또한 올해 6월 3일 군포시장 선거가 예정돼 있고, 하 시장의 재선 여부 역시 불투명하다. 임기 말, 선거를 앞둔 시점, 그리고 사법적 논란 이후라는 복합적 상황 속에서 추진되는 해외 출장은 그 목적이 아무리 그럴듯해도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과거에도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해외 벤치마킹’을 명분으로 출장을 다녀왔지만, 그 결과가 실제 정책으로 연결된 사례는 드물었다. 보고서 몇 장, 사진 몇 컷, 발표 한 번으로 끝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번 일정이 과연 그 오래된 관행을 반복하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증명해야 할 책임이 시장에게 있다.
특히 철도지하화 용역업체 관계자가 동행한다는 대목은 더 민감하다. 협업이라는 명분이 가능하더라도, 공공사업과 이해관계가 얽힌 민간업체와의 해외 동행이 어떤 인상을 주는지는 충분히 고려됐는지 묻게 된다.
행정은 ‘열심히 다녀왔다’로 평가받지 않는다. 정치는 ‘좋은 의도였다’로 정당화되지 않는다. 해외를 다녀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출장의 정당성은 오직 시기, 맥락, 이후 성과로만 증명된다.
이번 출장은 결국 이렇게 기록될 것이다. 군포의 미래를 위한 진짜 준비였는지, 아니면 불안정한 시정 속에서 추진된 또 하나의 형식적 일정이었는지. 판단 기준은 단순하다. 돌아온 이후, 군포에 실제로 무엇이 달라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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