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석 칼럼] 잠재적 범죄자가 된 국가대표 지도자

스쿼시 국가대표 감독. 체육학 박사(심리전공)

강호석 국가대표지도자협의회 회장 | 기사입력 2026/03/16 [08:24]

[강호석 칼럼] 잠재적 범죄자가 된 국가대표 지도자

스쿼시 국가대표 감독. 체육학 박사(심리전공)

강호석 국가대표지도자협의회 회장 | 입력 : 2026/03/16 [08:24]

▲ 강호석 국가대표지도자협의회 회장

한국 스포츠의 국제 경쟁력이 흔들리고 있다. 경기력 하락의 원인으로 체력, 스포츠과학, 시스템, 투자 부족 등 여러 요소가 거론되지만, 정작 현장에서 느끼는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바로 국가대표 지도자의 위치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스포츠 윤리와 선수 인권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관련 제도와 교육이 강화되었다. 이는 분명 필요한 변화다. 과거 한국 스포츠가 겪어온 폭력과 부조리를 생각하면 선수 보호와 윤리 기준 확립은 반드시 필요한 과제였다. 그러나 문제는 균형이다.

 

매년 선수와 지도자 등록을 할 때 필수로 듣게 되는 스포츠윤리센터 의무교육을 들여다보면 선수 교육과 지도자 교육의 방향이 사뭇 다르다. 선수 교육은 "지도자가 이런 행동을 하면 신고해야 한다."가 중심이고, 지도자 교육은 "이런 행동은 범죄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반복된다. 결과는 명확하다. 선수는 고발의 방법을 배우고, 지도자는 잠재적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갖고 현장으로 돌아간다.

 

이 구조 속에서 지도자는 자연스럽게 위축된다. 훈련 현장에서 선수에게 강하게 요구하거나 규칙을 엄격히 적용하기가 어렵다. 선수의 잘못을 강하게 지적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진다. 오해 하나가 신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도자는 어느새 선수의 눈치를 살피는 존재가 되어 간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지도자의 책임 구조는 달라지지 않았다. 국가대표든 실업팀이든 결과가 없으면 계약은 냉정히 종료된다. 지도자의 코칭역량을 강화해야 하는 1급전문스포츠지도사 교육은 자격 취득 중심으로 운영될 뿐, 실질적인 현장 코칭 역량을 강화하는 시스템이라 보기 어렵다. 코칭 권위는 약해지고, 교육은 충분하지 않으며, 고용은 불안정한 상태에서 성과만 요구받는 구조다. 그 결과, 지도자는 소신 있게 지도하기보다 조심스럽게, 도전적인 훈련보다 안전한 훈련을 택하게 된다.

 

스포츠 경쟁력은 체력이나 기술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현장을 이끄는 지도자의 리더십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 속에서 만들어진다. 선수 인권 보호는 중요하다. 그러나 지도자의 지도권과 전문성이 동시에 존중받는 균형이 없다면, 세계 수준의 경쟁력은 유지되기 어렵다. 한국 스포츠가 다시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선수 보호와 함께 지도자의 권위와 전문성을 동시에 강화하는 구조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현장을 지나치게 위축시키는 시스템 안에서는 조용한 훈련장은 만들어질 수 있을지 몰라도, 국제 경쟁력을 갖춘 팀은 결코 만들어지지 않는다.

 

▲ AI 이미지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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