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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철칼럼] 말 한마디로 승소할 수도 있는 ‘소멸시효’
심규철의 일상법률 이야기(19회)
 
심규철 변호사   기사입력  2018/01/26 [06:13]
    변호사  심규철                법무법인 에이팩스     

갑(甲)은 2010.2.경에 자동차 경정비업소를 개설하면서 운영자금이 부족하여서 을(乙)로부터 3,000만원을 차용했고 乙은 甲에게 틈나는 대로 변제를 독촉했으나 그때마다 갑은 정비사업 부진을 핑계로 소유 중인 다른 부동산이 팔리는 대로 갚겠다면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변제하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에 乙은 甲을 상대로 대여금변제청구의 소를 제기했는데 甲은 답변서에서 자신의 채무는 일반민사채무가 아닌 商事채무로 5년의 ’소멸시효‘에 걸리기 때문에 시효가 소멸하여 을의 변제청구에 응할 의무가 없다’고 하고 있다.

 

이 문제는 어떻게 결말 날 것인가?

민법 제162조 이하에는 소멸시효에 관한 규정이 있다.

 

오랜 기간 동안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자, 다시 말하면 권리 위에 잠자는 자의 권리는 보호할 가치가 없다든가, 또는 진정한 권리관계는 아니라 하더라도 오랜 시일이 흘러 일정한 사실관계가 형성되어 있을 때에는 그 사실관계를 토대로 새로운 법적 질서가 형성되기 때문에 새롭게 형성된 법적 질서도 일정한 요건 하에서는 보호되어야 한다는 논리로 인정된 것이 시효에 관한 논리로서 지난번에 소개한 취득시효에 관한 것과 함께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소멸시효에 관한 법리가 그것이다.

 

민법상 일반 민사채권은 원칙적으로 10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하는 것으로 하고 있다(제162조 제1항)

 

따라서 채권자는 소멸시효 진행을 막기 위해 노력해야하는데 이를 ‘소멸시효의 중단행위’라하며 소멸시효의 중단사유로서 민법은 1)청구, 2)압류 또는 가압류·가처분, 3) 승인(承認) 의 3가지를 규정하고 있다. 소멸시효의 중단이 인정되면 시효기간의 진행은 중단된 때로부터 다시 기산(起算)되어야 하기 때문에 예컨대 돈을 대여해 준 때로부터 9년이 지나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행위를 하였으면 그 때로부터 다시 10년의 권리불행사기간이 지나야 소멸시효가 완성되는 것이다.


청구의 대표적인 것으로 재판상의 청구(소의 제기)를 들 수 있다. 그냥 구두나 서신(내용증명 우편 등)등에 의한 이행청구는 이를 최고(催告)라 하여 6개월 내에 다시 재판상의 청구나 압류, 가압류, 가처분 등을 하지 않으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는 것으로 하고 있어서(민법 제174조), 소멸시효 기간의 완성이 임박했다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하겠다.
 
소제기 못지않게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이 강력하게 발생하는 것으로는 채무승인을 들 수 있겠다. 채무승인이라 함은 채무자가 자신의 채무가 있음을 인정한다고 하는 의사표시(관념의 통지)인데 이는 이를 들은 증인의 증언으로도 입증할 수 있겠지만 가장 확실한 것은 변제확약서를 받는 것이라 할 것이다. 채무승인이 인정되면 소멸시효 기간은 그 때로부터 다시 진행되게 되는 것이다.

 

민법은 일반 민사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을 10년으로 정하면서도 장기간 권리관계를 불안정하게 두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특수한 채권관계에 대하여는 단기소멸시효를 인정하여 법적 안정을 꾀하고 있는데, 3년의 단기소멸시효를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는 1)월이자, 월 사용료 등 2)공사비,설계비 등 공사에 관한 채권 3)변호사 등에 대한 보수 4)생산자 및 상인이 판매한 생산물 및 상품의 대가 등이 이에 해당하고,  1년의 단기소멸시효를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는 여관, 음식점 등의 숙박료, 음식료 채권 등이 있는데 이들 단기소멸시효에 걸리는 채권이라 하더라도 이에 관하여 판결을 받게 되면 그 채권은 종류를 묻지 않고 소멸시효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나게 된다(민법 제165조).

 

판결을 받고 나서도 10년이 다 되도록 채권변제를 받지 못하고 있을 경우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때엔 10년이 도과하기 전에 다시 법원에 소를 제기하여 판결을 받아야 하는데 소멸시효 방지를 위해 하는 것임을 밝히고 직전의 판결문을 입증자료로 제출하면 판결은 쉽게 받을 수 있다.

 

채권담보를 위해서 근저당권을 설정 받은 채권도 소멸시효에 걸리는가? 그러한 채권도 역시 소멸시효에 걸린다. 근저당권 설정 이후 권리행사를 위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채로 10년이 경과하면 근저당권부채권도 소멸시효에 걸리기 때문에 채무자로서는 이를 이유로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를 청구하는 소를 법원에 제기할 수 있다. 따라서 채권자로서는 근저당권설정이후 10년이 경과되기 전에 해당 부동산에 대한 경매를 시도하든가(경매엔 압류가 반드시 수반되기 때문에 소멸시효 중단의 효과가 따름), 채무이행각서(이는 채무승인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역시 소멸시효중단의 효과가 있음) 등을 채무자로부터 받아둘 필요가 있다 할 것이다.

 

간혹 특별법에서 채권의 소멸시효를 규정하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근로기준법 상 근로자의 임금채권은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규정되어 있고(근로기준법 제49조), 국가재정법(지방재정법) 상 금전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국가(지방자치단체)의 채권·채무는 5년의 소멸시효가 규정되어 있으며(국가재정법 제96조,지방재정법 제82조), 여기에서 논하고자 하는 상사에 관한 채권·채무에 대하여 상법 제64조는 상행위로 인한 채권은 5년의 소멸시효에 걸림이 원칙임을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商行爲인가 하는 것이 우선 문제될 것인데 상법은 제46조에서 매매업, 임대업, 제조·가공·수선에 관한 행위, 공중이 이용하는 시설에 의한 거래 등 22종의 행위를 영업(營業)으로 하는 행위(“영업으로 하는 행위”란 영리를 목적으로 동종행위를 반복하는 것을 말함)를 기본적 상행위(基本的 商行爲)에 해당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고, 상인이 영업을 위하여 하는 행위는 이를 보조적 상행위(補助的 商行爲)라 하여 상행위로 간주하고 있으며, 상인의 행위는 영업을 위하여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상법 제47조)

 

위와 같은 소멸시효에 관한 법률상식을 기반으로 해서 위 사례를 접근해 보면 자동차 정비업은 상법 제46조 제3호가 정하는 “수선(修繕)에 관한 행위를(인수하는 것)”에 해당하는 상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이의 운영을 위한 자금 차용행위는 상인이 영업을  위하여 하는 행위에 해당되어 역시 상행위로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자동차 정비업을 위하여 한 차용행위는 (보조적)상행위에 해당되어 상법이 정하는 5년의 소멸시효에 걸린다고 할 것이다. 다만 대여자인 乙이 그 동안 수시로 변제의 독촉을 하여 왔고 이에 대하여 차용인인 甲이 그 때 그 때 자신의 소유 부동산이 팔리면 갚겠다는 일종의 채무승인행위를 하여 왔다면 이로써 소멸시효는 그 때 그 때 마다 중단되어 왔다 할 것이므로, 이 사례로써는 乙이 이를 잘 활용하여 입증하면 말 한 마디로 승소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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