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랑 그림책을 함께 읽는 시간은 큰 선물입니다. 아이들만큼 저도 그림책을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또 그림책 속에 푹 빠져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오늘 아이들 머릿속에 어떤 상상의 불꽃을 당겨줄까’ 기대를 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저는 원장이 읽어주는 그림책 타임을 만들어 책 한권으로 4주 동안 활동을 합니다. 표지를 보면서 질문을 만들고, 내용에서는 어떤 점이 궁금한지, 또 내가 주인공이라면 어떨까등 다양한 활동을 합니다.
새해에는 나날이 멋진 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이렇게 멋진 날’이란 책을 올해 첫 책으로 선정했어요.
‘먹구름이 몰려오든, 폭우가 쏟아지든, 다 멋진 날인 아이들’이라고 그림책을 통해 이수지 작가는 말합니다. 비가와도 바람이 불어도 햇살이 비쳐도 즐거워 하는 그림책속 아이들의 모습에 책장을 넘기는 아이들 표정도 함께 즐거워 했습니다. 먼저, 책 표지를 보면서 아이들은 무엇이 궁금한지 질문 만들기를 했습니다.
-이 친구는 왜 위에 옷을 안 입었어요?
아이들의 질문은 자기 경험만큼 끝없이 이어졌습니다. 책표지 끝부분에 반만 나온 동물을 아이들은 무엇이라고 생각할지 저도 궁금해 질문을 했습니다.
“애들아, 여기 있는 건 뭘까?”
아무 의심도 하지 않고 아이들은 단박에 고양이라고 결론지어버립니다.
“선생님, 난 강아지 같아요”
강록이 말이 끝나자마자 솔지가 손을 번쩍 들어 자기 생각을 보탭니다.
“음~ 맞아 나도 강아지 같아요. 왜냐하면 고양이는 비 오는 걸 싫어해서 숨어버리거든요. 그리고 화가 났다는 표정은 눈이 동글동글해지고 꼬리가 올라가요. 하지만 강아지는 비 오는 날도 뛰어다녀요. 그래서 강아지 같아요”
솔지의 말이 설득력이 있었는지 고양이라고 말하던 아이들이 하나 둘 강아지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처음부터 강아지라고 말한 강록이는 빙그레 미소를 짓고 주먹을 불끈 쥡니다.
"그런데 솔지야, 솔지는 고양이에 대해 어떻게 알았어?"
아이들은 그림책 속으로 푹 빠졌습니다. 찾아야 할 거리가 있으니 집중력은 대단했어요. 강아지가 빗속에서 뛰는 모습을 본 아이들은 뭔가 해낸 듯 모두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 했습니다.
그림책을 보고 질문을 만들기를 하면서, 솔지가 어린이집을 오가며 고양이를 관찰했다는 사실도 알았고, 아이들의 생각과 상상력은 경험이 바탕이 된다는 사실이 더 확고해졌습니다. 아이들은 그림책 한권에서도 잘 보고, 깊이 들여다보고, 오랫동안 보고 또 보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아냅니다. 질문이 꼭 정답을 요구하는 건 아닙니다. 묻고, 생각하고, 답하는 과정을 통해 생각조각들을 연결시키고 사고력을 높여주기에 그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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