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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여행전설, 네비없이 운전하기6
조성무의 자동차와 여행(6회)
 
조성무 메이트학원 원장   기사입력  2018/02/12 [14:37]

11월 8일 여행 6일차.
간밤에 마신 맥주 덕에 화장실을 자주 가다보니 아침 7시 48분에 눈이 떠졌다. 술 마시고 잔 다음날 아침 치고는 일찍 일어났다. 샤워하고 아침 식사하고.

 

<뮌헨에서 인터라켄까지>
9시 28분. 누적 킬로 수 5232km에서 호텔 출발. 오늘은 나머지 로만틱가도를 다 끝내고 퓌센의 노이슈반스타인성을 보고 스위스로 넘어갈 예정이다. 최대한 멀리까지 갈 예정이었다.  제발 오늘은 헤매지 말자.
 
호텔을 출발하기 전에 호텔 직원에게 고속도로 탈 때까지의 길을 재차 삼차 물었다. 다시는 헤매지 말자. 헤매지 않았다. 헤매고 말 것도 없었다. 호텔 나오자 마자 우회전하면 그냥 순환도로. 이렇게 쉬운데 어젯밤에는 왜 그리 헤맸는지...
 
순환도로를 나오니까 바로 우리가 탈 고속도로인 A96고속도로 이정표가 보였다.9시 45분 고속도로 진입. 단 17분만에 뮌헨 도심을 빠져나와 고속도로에 들어갔다. 잠시의 고속도로 주행 후 10시 11분 랜즈베르크(Landsberg)에서 다시 로만틱가도 합류. 아주 순조로웠다. 오늘만 같으면야........
 
10시 18분! 저 멀리 저멀리 알프스산맥이 보인다. 흰 눈을 뒤집어 쓰고. 감동이었다. 아! 유럽 대평원의 광활함이여, 알프스의 장대함이여.....그렇게 알프스의 장대함에 취해 로만틱가로를 퓌센을 향하여 남진. 12시 슈방가우에 도착. 이쯤이면 노이스반슈타인성이 보일텐데 하면서, 기름을 넣으러 수퍼마켓을 겸한 주유소로 갔다. 41리터 주유. 37유로.
 
슈퍼마켓에서 이것 저것 주전부리할 것을 사고 계산을 하려 줄을 서 있다가 문득 유리문 밖을 보니 저 멀리 산 중턱에 희끄므레 한 것이 보였다. 으음, 저것이 노이스반슈타인성? 계산을 하면서 종업원에게 물어보니 아주 자랑스럽게 그렇다고 대답을 한다. 묻지도 않은, 가는 길까지 자세하게 설명해주었다.종업원에게 설명들은 대로 노이스반슈타인성을 찾아 들어갔다.
 
근처엔 호헨슈방가우성도 있었지만 누리끼리 한 것이 별로 맘에 들지는 않았다. 그러나 노이스반쉬타인성은 이름과도 같이 백옥의 색깔로, 배경이되는 뒷산과의 대비로 매우 선명해 보였다. '백조의 성'이라 불릴 만했다. 뭔 티켓인지는 모르지만 하여튼 티켓 사는 곳에서 티켓을 사고 여행기에서 읽은 것처럼 티켓박스에서 성까지 올라가는 마차가 있었다. 역시 여행기에서 읽었듯이 배짱 좋게 그 마차를 따라 성까지 차를 끌고 갔다. 모두들 걸어가는데,,, 우리만 차를 끌고 갔다. 잘하는 짓인지, 못하는 짓인지........
 
성 입구에 대충 차를 세워놓고 성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멀리서는 몰랐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공사중이었다.  아쉬웠다. 성 뒤뜰로 돌아가 보니 나름대로 성을 천천히 관찰 할 수가 있었다. 정교했다. 마치 기계로 찍어낸듯이. 돌계단 하나 하나, 계단 난간 하나 하나가 마치 불국사 청운교 난간처럼 정교하게 짜맞춰져있었다. 그러나 이 성을 지은 루드비히 2세의 이야기를 읽고 가서인지 성에 대한 감정은 잔잔한 애잔함으로 다가왔다.
 
예술과 성(Not Sex but Castle)을 사랑한 루드비히 2세. 바이에른 왕조의 마지막 왕. 그 섬세함으로 만든 노이스반슈타인성. 그리고 그의 비극적 죽음. 그런 감정을 뒤로 한 채 우리는 노이스반슈타인성을 성급히 빠져 나왔다. 아무래도 대충 주차해 논 차가 걱정이 되었다. 괜히 차를 끌고 왔다는 생각이 든다. 쓸데없는 호기.
 
성안으로 들어가려면 티켓을 끊고 번호표를 받고 순서를 기다려야 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우리는 다음을 기약하며 내려왔다. 근처 도시인 퓌센 시가지로 들어갔다. 꽤 복잡했다. 하도 시내에서 헤매다 보니 시가지 콤플렉스에 걸릴 정도였다. 마침 빈 주차 공간에 차를 세워놓고 장시간의 숙고에 들어갔다. 어떻게 다음 목적지인 스위스로 들어갈 것인가? 집에서 루트 짤 때도 바로 이 구간이 제일 걱정이었다. 고속도로도 없고 뚜렸한 국도 번호도 없고, 국경지대라 그런지 도로번호가 일치하지 않아서 이게 이 도로인지,, 어쩐지.....
 
일단 A7번 고속도로를 타고 켐프텐(Kempten) 근처까지 간다. 거기서 고속도로를 빠져 나와 12번 국도를 탄다. 린다우(Lindau) 좀 못미쳐서 31번 국도로 갈아 탄다. 프리드리히샤펜(Friedrichshafen)을 거쳐서 메어스부르크(Meersbroug)까지 간다. 거기서 차를 배에 싣고 보덴호수(Boden See)를 넘는다 그리하여 독일, 스위스 국경도시인 콘스탄쯔(Konstanz)에 도착한다.
 
작전은 좋았다. 작전이야 늘 좋았다. 지도보고 하는 것이니까. 그러나 실제 도로가 얼마나 지도에 맞춰주느냐가 문제였다. 작전 다 짜고 드디어 퓌센 출발. 12시 33분. 누적 킬로수 5371km. 켐프톤 이정표 보고 무난하게 A7번 고속도로 진입. 1시 17분. 켐프톤이 17km남은 지점 휴게소에서 점심을 해먹고, 짐 모두 꺼내어 다시 정리하고, 제발 헤매임이 없기를 기원하면서 자동차 실내 청소도 깨끗하게 했다.
 
'더 이상 헤매이지 말자. 더이상 헤매지 말자'
 
2시 20분 휴게소 출발. 4시 30분 메어스부르크 도착. 정말 즐거운 여행이었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경치도 경치려니와 어쩜 그렇게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도로가 나와 주는지, 어쩜 그렇게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동네가 나타나 주는지. 신나는 드라이브였다. 단 한 치의 헤매임과 어긋남도 없이 우리는 정확히 2시간 10분만에 메어스부르크에 도착했다.
 
다른 도시들은 대충 옆으로 지나가면 고만이었지만 메어스부르크는 도시를 가로 질러서 보덴호수를 넘어가는 선착장을 가야겠기에 많은 걱정을 하면서 갔지만 메어스부르그에 도착하기도 전에 차를 실은 배 그림이 나타나면서 선착장으로 인도해주었다. 매일 오늘만 같아라. 오늘은 단 한 번도 헤매지 않았다. 보덴호수. 지도에는 BODENSEE라고 되어있다. 영어랑 철자는 다르지만 바다라는 뜻이겠다.
 
콘스탄쯔로 넘어가는 방향으로 오른쪽으로는 산이 보였으나 왼쪽으로는 수평선이 보였다. 보통 사람의 눈높이로 그 사람에서 수평선까지의 거리는 대략 40km. 그럼 보덴호수의 길이는 최소한 40km라는 얘기다. 거 참.... 산이 높으면 물이 깊다더니.....
 

▲   보덴제를 왕복하는 카 페리 


그러나 콘스탄쯔에 도착해서 보니 뭔가 허전했다. 퓌센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너무 신경을 쓰다보니 콘스탄쯔에서부터는 어떻게 가야할 지 전혀 생각을 못했다. 벌써 해는 뉘엿뉘엿 지려고 하는데.


일단 문제는 스위스 고속도로 통행스티커를 구하는 것이었다. 스위스 고속도로는 일년 단위로 스티커를 구입해서 자동차 앞 유리에 붙이고 다녀야 한다. 국경 근처에 가면 판다는데 콘스탄쯔가 바로 스위스와 독일의 국경도시. 일단 스티커를 사야했다. 그러나 선착장에 내려보니 그런 것 팔 것 같은 곳은 없고.
 
‘일단 도심으로 나가보자.’  으으으으 도심.... 또 콤플렉스가....


도심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그런데 드디어 발견! 여행자 인포메이션. 그리고 그 바로 앞의 빈 주차공간. 오늘은 뭔가 잘풀린다니까...주차시키고 인포메이션으로 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 벌써 문을 닫았다. 벌써? 생각해보니 오늘은 토요일. 이런 낭패. 옆에 케밥집이 있어 들어가서 물으려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인포메이션 문닫았을 때 이 가게에 와서 물었는지 아예 대꾸를 안한다.
 
스티커를 사야하는데. 스티커를 사야하는데....할 수 없다. 일단 고속도로를 타자. 타고 보면 무슨 수가 생기겠지. 혹시 걸리면 전혀 몰랐다고 잡아떼든가...
 
그런데 어떻게 또 고속도로를 찾나. 인포메이션 앞에 있는 큰 지도를 살펴 보았다. 그러나....현위치가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현위치를 모르면 지도가 무슨 필요가 있을까?
 
할 수 없이 다시 출발. 또 우33, 좌33하다보면 이정표 보이겠지......콘스탄쯔에 연결된 고속도로는 A7번 고속도로밖에 없고 콘스탄쯔가 종점이니까 거꾸로 갈 리도 없고 아무튼 고속도로 이정표만 찾으면 될 일이었다. 그렇게 둘러보다 고속도로 입구를 가리키는 이정표 발견! 따라갔다. 그런데 이상하다. 지도상에는 고속도로와 콘스탄쯔가 붙어 있는데 계속 국도로만 간다. 방향도 북쪽으로 가고 있다. 일이 또 틀어지려고 하고 있다. 어쩔 수없이 계속간다. 국도는 차 세워 놓고 지도를 볼만한 변변한 휴게소가 별로 없다. 그러다가 찾은 휴게소. 우리 차 말고 승합차 한 대가 세워져 있었다. 차 안에 운전자가 있길래 그 운전자에게 물었다. 도대체 내가 어디 있는 거냐고....
 
운전자는 영어를 못하는지 대답이 없고 뒷 쪽만 쳐다보았다. 그 때 승합차 뒷쪽에서 운전자의 아내인 듯한 아주머니가 다가와서 오셔서 대답해줬다. 길을 잘 못들었으니 차 돌려서 다시 콘스탄쯔에 가서 A7번 고속도로를 타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가리킨 현재 위치는 콘스탄쯔에서 한참 북쪽. 그러니까 내가 보고 따라온 고속도로 진입 이정표는 A7번 고속도로가 아니고 보덴호수 북쪽으로 돌아 나온 A98번 고속도로였던 것이다.
 
고속도로 번호 좀 써주지... 항상 고속도로 표시와 함께 고속도로 번호까지 적혀있었는데. 그 부부에게는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어차피 들어 선 길 계속 가서 A98번 고속도로를 타기로 했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아껴보고자 메어스부르크에서 배를 탄 것인데 결국은 호수를 돌아 나온 셈이 되었다. 아무튼 무사히 A98번 고속도로로 진입 스위스를 향해서.....고속도로는 길게 뻗어 나가지 못하고 국경에서 여정을 마쳤고 계속되는 국도길.
 
5시 50분 샤프하우젠(Schaffhausen)에 국경 검문소가 있었다. 좀 살벌한 분위기. 스위스 군복, 좀 살벌하게 생겼다. 검은 베레모에....우리나라 특전사처럼...
 
그러나 심사는 간단히 여권 확인하는 것으로 끝! 중요한 것은 스티커. 국경 사무실 옆에 차 세워놓고 사무실로 가면 살 수 있었다. 40 스위스프랑 혹은 30유로. 이렇게 쉽게 살 수 있는 것을 괜한 걱정에 콘스탄쯔 시내까지 들어갔다가 길 잃어버리고 엉뚱한 고속도로타고.....
    
이제 본격적으로 스위스다. 이제 본격적으로 산악지형이다. 어둠 속에서 스위스 고속도로를 탔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엄청난 산악 도로임을 대충 알 수 있었다. 계속되는 터널, 터널, 터널, 다리, 다리, 다리.
 
한 시간여를 달리다 보니 고속도로는 끝이 났고 쮜리히 시내. 또 도심지 콤플렉스. 그러나 이번엔 아니었다. 고속도로가 끝나기 전부터 나타난 루쩨른 이정표가 도심을 통과할 때도 계속 나타났다. 인터라켄을 가려면 루쩨른을 통과해야 한다. 정말로 감탄했다.  무진장 복잡하고 길도 좁고 구불구불한 쮜리히 도심지를 지나가도 루쩨른 이정표는 포근하게 우리를 인도하고 있었다.
 
스위스 만세, 쮜리히 만세. 루쩨른 이정표 만세. 마침 정각 7시. 도시 전체에 성당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마치 내 마음을 알아주듯이 환희의 송가를 합창하고 있었다.  이정표 덕분에 아무 헤매임 없이 7시 50분에 루쩨른을 통과. 쮜리히에서 루쩨른까지는 고속도로인 듯 아닌 듯한 도로를 타며 왔다. 그러나 고속도로면 어떻고 고속도로가 아니면 어떠랴? 루쩨른 이정표만 있으면 되지.
 
'잘 키운 이정표 하나, 열 고속도로 안 부럽다'

 

루쩨른이 다가오니까 다음 목표지인 인터라켄이 이정표에 나온다. 거의 환상적. 사실 내가 알기로 인터라켄은 그리 큰 도시가 아니라서 이정표가 없을 줄 알았다. 거침없이 달려 9시에 인터라켄 도착. 예정했던 숙소가 있는 라우터부루넨으로 바로 갈까하다가 인터라켄 시내 분위기나 한 번 보고 가려고 일단 인터라켄으로 빠졌다. 인터라켄동역. 적막강산.
 
다시 라우터부루넨으로. 20분만에 라우터부루넨역 앞에 도착. 역시 적막강산. 인포메이션도 없었다. 여행 전에 준비하면서 알게된 라우터부르넨의 한국인 단골 게스트 하우스인 ‘밸리하우스’를 찾으려 하니 아무런 안내도 없었다. 그래도 손바닥만한 동네,  한 바퀴 돌면 발견하겠지 하며 길을 올라가니 몇 백m못가서 ‘밸리하우스’가 있었다.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 라우터부루넨 밸리하우스 도착. 9시 45분. 누적 킬로수 5763km. 뮌헨에서 출발할 때 5232km 오늘 하루 531km를 주행했다.  오늘 아침밥을 뮌헨에서 먹었다는 사실이 잘 믿겨지지 않는다.
 
소문대로 ‘밸리하우스’에는 한국인 여행객이 있었다. 사실 나는 무진장 반가웠는데, 마주친 한국인은 별로인가 보다. 주인장이 없어서 큰 소리로 부르니 한국인 여행객이 빼꼼 내다보며 주인장 집 불켜졌으니 좀 기다리면 나올꺼라 한다.
 
밸리하우스 주인장 이름, 치로. 이름만큼이나 재미있게 생겼다. 더블룸.   둘이 70프랑. 시살에 비해 무진장 쌌다. 더블룸은 따로 별채에 있었다. 별채에는 방이 5개인가 있었는데 투숙객은 우리밖에 없었던 관계로 부엌이며 화장실은 완전히 우리 독차지.
 
배가 출출했다. 냄새 때문에 야외에서만 끓여먹던 김치찌게를 당당히 끓여 먹었다. 밸리하우스 별채 부엌. 아주 김치찌게 냄새로 찌들어 있었다. 정겨운 냄새. 김치찌게에 레드 와인 한 잔. 즐거운 밤이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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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2/12 [14:37]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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