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저 구름 좀 봐, 오늘은 흰색 구름이 아주 많아평생엄마의 즐거운 육아이야기 시즌2(19화)편집자 주]‘평생엄마의 육아이야기’ 강문정 필자가 지난 3월 15일 1년 계획으로 호주 유학을 떠났다. 준비하고 있던 계획을 실천하는것이겠지만 나이가 53세인데 평생직장 어린이집 원장을 잠시 내려놓고 다시 시작을 한다는 것이, 그 용기 있는 새로운 시작이 부러웠다.
“부럽다”에 대한 대답이다.
“부러워는 하지 마세요. 살아 온 삶과 누구나 자기 식으로 살아 온 삶과 살아 갈 삶의 조합은 있으니까요“
그리고 호주에서의 안정된 일상이 시작되면서 ‘평생엄마의 육아이야기’ 시즌 2, 19화가 시작된다.
호주 골드코스트에는 트램(TRAM)이라 불리는 대중교통이 있다. 우리나라 지하철과 비슷한데, 트램은 자동차길 옆 도로를 달린다. 옛날 우리나라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전차와 비슷하다. 난 보통 트램을 이용한다. 트램 안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관찰할 수 있고, 아이들도 가까이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트램은 유모차도 바로 탈수 있는 구조다.
얼마 전, 퍼시픽 페어라는 (Pacific Fair Shopping Centre) 쇼핑몰을 가기 위해 혼자 트램을 탔다. 트램안에는 조금 떨어진 위치에 아이들 몇몇이 유모차에 타고 있었다. 그날은 나이 드신 어른들이 많았다. 잠시 후, 정차한 트램 안으로 유모차가 한대가 들어오고 엄마는 두리번거린다. 이때 자리에 앉아 계시던 할머니 한분이 일어나더니, 아이 엄마와 아이를 자리를 양보했다. 내가 서있는 자리 바로 앞이었다. 나 혼자 씩 미소를 지었다.
아이 엄마는 자리를 양보해 주신 할머니께 고맙다고 인사를 한 후 아이를 무릎에 앉혔다. 그리고 엄마는 아이에게 이야기를 했다. 무슨 말을 하나 귀를 쫑긋 세우니 좀 전에 있었던 상황을 이야기 해 주는 것이다.
“베이비~~, 우린 지금 트램을 탔어, 저 할머니가 우리한테 자리를 내 주었어. 그래서 엄마가 고맙다고 얘기 했어 (Baby~~, we're in a tramcar. Grandma gave us a seat. And I said, Thank you.)”
조그만 아기가 너무 귀엽기도 했고, 지켜보고 있는 내내 아이와 엄마모습이 흥미로웠다. 나의 신경은 온통 아이와 엄마에게 쏠려있었다. 엄마는 창밖을 보면서 아이에게 계속 창밖 풍경을 이야기 해 주었다.
“와우 저 구름 좀 봐, 오늘은 흰색 구름이 아주 많아. 오늘은 비가 오지 않을 거야, 왜냐 하면 흰색 구름 속에는 비가 없거든.”
엄마의 목소리는 작지만 부드럽고 사랑스러웠다. 잠시 후 아이는 무료했는지 다른 것을 요구하자 엄마는 스마트 폰을 꺼냈다. 그리고 유투브 영상을 틀어주었다. 아이는 금새 스마트 폰 영상에 빠졌다. 엄마는 함께 스마트 폰을 보면서 또 이야기를 했다.
“와~ 이 친구는 노란색 모자를 썼네, 너는 오늘 체크무늬 모자를 쓰고 왔지?”
아이엄마는 나와 같은 곳에서 내렸다. 아마 쇼핑을 하러 온 모양이었다.
내가 아이를 키울 때와도 달랐지만, 그동안 내가 봐왔던 엄마들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아이는 아직 말은 못하지만, 엄마는 아이와 많은 대화를 하고 있었다. 할머니가 자리를 양보해서 우리가 편하게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 하얀 구름이면 비가 내리지 않는다는 것, 노란색모자와 체크모자가 무엇인지 등 엄마의 이야기 속에서 수없이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아이는 엄마의 쇼핑을 위해 따라 나온 존재가 아니라 엄마와 함께 쇼핑하러 가는 주인공의 느낌이었다.
같은 공간에 있다고 함께하는 것은 아니다. 함께 한다는 것은 상대도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20여분동안 트램 안에서 아이와 엄마 모습을 관찰하면서 나는 참 흐뭇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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