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완섭칼럼] 송이버섯

건강과식품(5회)

신완섭 K-Geofood Academy 소장 | 기사입력 2018/05/18 [09:39]

[신완섭칼럼] 송이버섯

건강과식품(5회)

신완섭 K-Geofood Academy 소장 | 입력 : 2018/05/18 [09:39]

제1호 지리적표시 임산물-양양 송이

제10호 지리적표시 임산물-봉화 송이

제14호 지리적표시 임산물-영덕 송이

제21호 지리적표시 임산물-울진 송이 

대한민국 지리적표시 임산물 제1호는 2006년에 등록된 강원도의 ‘양양 송이’이다. 내로라하는 임산물들을 제치고 제1호의 명예를 거머쥘 만큼 송이버섯은 예로부터 매우 귀한 식재료였다. 

 

송이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신라 성덕왕 3년(A.D 704년)에 왕에게 진상했다는 <삼국사기>로서 ‘송이의 맛은 무독하며 달고 솔향이 짙다’고 기록하고 있다. ‘세종 원년에 명나라에 송이를 보냈다’는 <조선왕조실록>의 기록도 남아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서는 ‘솔 기운을 받으면서 돋는 송이는 버섯 가운데 제일’이라고 표현했고, <증보산림경제>에서는 ‘꿩고기와 함께 국을 끓이거나 꼬챙이에 꿰어서 유장을 발라 반숙에 이르도록 구워 먹으면 채중선품’이라고 그 맛을 칭송했다.

 

버섯의 계절은 가을철이다. 그 중에서도 9월 말부터 10월에 걸쳐 만날 수 있는 송이버섯은 버섯의 황제라 불린다. 인공재배가 되지 않아 희소가치가 높고 자연채취가 어려워 가격이 비싼 게 흠이지만 맛과 향이 뛰어나 황제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강원도 양양을 필두로 경북의 봉화, 영덕, 울진을 잇는 동해안 산맥 벨트가 최고의 산지로 꼽히는데 네 곳이 나란히 지리적 표시 임산물로 등록되어 있다. 양양 시내와 설악산 사이 송이버섯마을 찾으면 으뜸 메뉴는 단연 소고기가 들어간 송이전골이다. 유독 버섯불고기, 소고기산적 등 소고기가 들어가는 메뉴가 많은데 이 둘은 찰떡궁합으로 알려져 있다. 고기의 기름으로 인해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아지는 것을 송이의 풍부한 식이섬유소가 낮춰주기 때문이다.

 

▲ 송이버섯 (사진=영덕군)     © 편집부

 

송이버섯(Tricholoma matsutake)은 주름버섯목 송이과의 여러해살이 식용버섯 중 하나이다. 전 세계에 골고루 분포하며 살아있는 소나무뿌리에 붙어 자란다 하여 ‘송이(松栮)’라 이름 붙여졌다.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송이버섯은 맛과 향이 뛰어나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명산물로 알려져 있다. 송이는 활물기생균으로서 산 소나무의 털뿌리에 붙어서 뿌리로 이동되는 탄수화물을 섭취하며 살아간다. 이렇게 영양을 섭취하여 균뿌리 양을 늘린 송이버섯 균실은 자실체로 발육하고 버섯균이 활발히 번식하는 권역, 즉 활성 균권대를 형성한다. 활성 균권대는 소나무뿌리가 자라는데 따라서 1년에 10-20cm 정도 확장하는데, 버섯이 한 번 돋은 자리에는 다시 돋지 않는다. 싹이 난 후 10-15일 지나면 버섯이 땅 위에 나타나고 20일 정도 되면 수확한다.

 

송이버섯이 돋은 자리에는 여러 개의 싹이 존재하는데 땅을 파헤쳐 따내면 소나무뿌리가 끊어져 거기 붙어있던 싹들이 죽고 만다. 그리므로 송이를 딸 때는 끝이 납작한 나무칼로 밑 부분을 조심스럽게 파낸 뒤 원래대로 흙을 묻고 가볍게 다져 주어야 한다. 따낸 송이는 통풍이 잘되는 바구니에 담고 솔잎을 갈피갈피 넣어서 손상을 막아준다. 주로 날것으로 이용되는 송이는 즉시 저장고에 운반하거나 사흘 이내 먹어 치우고, 벌레 먹은 불량품은 소금에 절여 보관한다.

 

한편 송이버섯균은 낮은 온도에 잘 견디는 반면 높은 온도에는 취약하다. 땅 속 온도가 섭씨 20도 이상으로 3일간 지나면 싹이나 어린 버섯은 썩어버린다. 그러니 송이가 많이 돋으려면 8월 하순부터 월 300mm 이상 비가 내려 땅속 온도가 급격히 낮아지고 습도도 높아져야 한다. 송이는 주로 20-100년 수령의 송림에 돋는데 그 중에서도 40-80년 된 송림에 가장 많이 돋으며 소나무 이래 진달래, 참나무, 싸리나무 등이 드물게 있으면 더 많이 돋는다. 토질로는 각암이나 화강암 등이 풍화작용으로 형성된 산성 토양에 잘 돋으며 석영반암, 석영조면암, 규암 등을 생성 모암으로 하는 땅에서도 잘 돋는다. 일반적으로 경사 10-30도의 산허리 윗부분에 많이 돋으며 남>서>동>북 쪽의 순으로 발생량이 많은 특징을 보인다.

 

송이버섯에는 향기 성분을 이루는 계피산 메틸에스테르와 단맛을 내는 불포화지방산 알코올이 들어 있어 이를 추출한 고급 향미료가 이용되고 있고, 20여 가지의 미량원소가 들어 있어 여러 가지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데 효과를 보인다. 특별히 송이버섯은 살아있는 소나무에서 직접 영양을 섭취하기 때문에 자연산 장수식품으로 진가를 발휘한다.   

 

송이버섯은 수분함량이 89.9%로 적은 편이다. 단백질 2%, 지방 3.5%, 당질 6.7%, 섬유질 0.8%, 회분 0.8%, 그밖에 비타민B2, 나이아신, 에르고스테롤 등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송이는 버섯 가운데 항암효과가 가장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다당류 성분인 글루칸이 흰쥐 실험에서 100%의 항암활성을 보인 반면 팽나무버섯은 86.5%, 표고버섯은 80.7%의 종양억제 효과를 보였고 암에 특효가 있다고 알려진 상황버섯은 64.9%에 불과했다. 특히 인후암, 뇌암, 갑상선암, 식도암 등 몸의 상단부위 암에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송이에는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강력한 항균물질인 렌티난 성분도 있어 질병에 대한 치유력을 높인다.

 

이밖에도 송이에는 셀라제, 헤밀라제, 벤트라제 등 섬유분해효소가 많아 소화를 촉진하고 송이의 식이섬유가 콜레스테롤과 담즙산에 달라붙어 이를 배설시키므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고 혈액순환을 도와 각종 심혈관 질환을 예방한다. 햇빛에 말린 송이는 비타민D 덩어리라 할 만큼 영양분이 많아서 호르몬의 균형을 유지하고 면역력을 증진하는데 도움을 준다. 

 

좋은 송이를 고르는 법은 광택이 나고 색상이 자연스러우며 균체가 알맞게 자라 손상이 없을 것, 향미가 좋고 육질이 두터울 것, 은백색이며 토사가 없을 것을 따지면 된다. 구입한 송이는 물로 씻지 말고 젖은 행주로 닦고 열처리나 화학조미료는 가급적 피하여 신선한 상태로 빨리 먹어치우는 게 좋다. 보관 시에는 공기를 차단하고 습도를 유지해 주어야 한다. 장기보관을 하려면 랩으로 씌워 냉동보관하거나 쪼개서 건조한 상태로 보관하며 냉동보관 시에는 통풍, 습도 상태를 자주 확인하여 부패를 막도록 유의한다.

 

다양한 요리법들이 있지만 약한 화롯불에 살짝 구워 먹는 송이버섯구이가 단연 최고가 아닐까. 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이나 석쇠에 잠시 노릇하게 구워 소금을 뿌린 참기름에 찍어 먹으면 OK, 약간 심심하다 싶으면 얇게 썬 소고기를 같은 방법으로 구워 내 함께 먹으면 찰떡궁합의 송이요리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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