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여름방학이 된다. 방학을 맞아 아이들이 집에 3~4주 아이들이 머물게 되면 엄마들은 초비상이다. 밥 세끼를 챙겨먹이는 것도 큰 일이지만 방학이라 생활리듬이 흐트러지게 되면 엄마들의 잔소리는 늘어가고 아이들과 부딪히는 일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맞벌이 가정의 경우는 어떠한가? 얼마 전 만났던 지역의 선생님들도 방학을 맞아 아이들 먹거리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부모님의 돌봄을 받는 아이들의 형편도 이러한데 그렇지 못하는 아이들의 경우는 어떠할까?
엄마품멘토링 사업은 엄마품처럼 따뜻한 돌봄을 아이들에게 나누자는 취지의 사업으로 2016년부터 시작되었다. 하루 한 끼 학교에서 주는 점심이 하루 식사의 전부인 아이들, 개인위생이나 식사, 기초학습을 도와줄 어른이 없는 아이들이 우리 주변에 있었다.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면서 엄마와도 같은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멘토가 되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지역아동센터의 특성상 일대일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마침 지역에 ‘좋은터’라는 지역사회돌봄을 하는 마을기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무작정 찾아가 대표님을 만나게 되었다. 사업에 공감해준 대표님과 시청 드림스타트 팀장님, 무한돌봄팀장님과 의기투합하여 서울에 먼저 사업을 하고 있던 관악구에 탐방을 가기도 했고 백방으로 사업을 추진해보려고 노력했으나 예산의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16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사업에 공모를 신청했고 감사하게도 선정되어 3000만원의 지원금을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아침밥 사업 초기 길에서 만나면 무섭게 느껴질 덩치 큰 고등학생들이 쪼르르 달려와 “엄마품하러왔어요”하던 모습이 기억난다. 그리고 3년차가 지난 올해도 아침밥 사업과 엄마품멘토링 사업은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계속 진행되고 있다.
며칠 전 좋은터에서 군포시드림스타트와 엄마품멘토링에 참여하는 멘토들의 모임이 있었다. 열악한 생활환경 속에서 힘겹게 살아내고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에 가슴이 답답해 옴을 느꼈다. 멘토분들의 이야기 중에 가장 마음이 아팠던 이야기는 아이들의 먹는 문제였다. 아침에 먹으라고 부모가 놓아둔 은박지로 싼 김밥 한줄. 아이는 혼자 일어나 김밥을 먹고 학교에 가야한다. 텅 비어 있는 냉장고를 보고 속이 상했다는 멘토의 이야기. 음식을 같이 만들면 가족들 것을 꼭 챙긴다는 아이들의 이야기. 2018년 군포에서 이게 무슨 일이냐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중고등학생이면서 혼자 밥도 못챙겨먹느냐고 이야기 하시는 분도 있었다. 그런 아이들까지 도울 필요가 있냐면서.
자본주의에서 생명감수성은 참으로 안 어울리는 것이다. 생명감수성이 발달한 사람들은 모든 것이 불편하고 괴롭다. 그래서 대충 모른 척하자고 말한다. 그래야 살기 편하니까. 하지만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이지 않은가? 10년을 사례관리해도 변화되지 않던 아이가 엄마품멘토링 15주 만에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맛있는 한끼를 나눈다는 것은 생명을 나누는 것이다. 아이를 살리는 것이다. 2018년 학교공사로 다소 길어질 전망인 여름방학. 헝겊원숭이에서는 방학중 아이들을 위한 푸드박스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비록 인스턴트 먹거리이지만 나를 생각해주는 따뜻한 어른들이 있다는 것은 아이에게 희망의 근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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