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상 칼럼] 나는 죄가 없어요정홍상의 일상건강이야기 (26회)
검사를 받아보니 콜레스테롤이 높다고 나왔나요? 그럴 때 어떻게 하시나요? 콜레스테롤 약을 처방받아 드신다고요? 실제로 콜레스테롤 약은 가장 많이 팔리는 약 가운데 하나라고 합니다. 하지만 양약을 처방받아 먹는 게 최선일까요? 콜레스테롤 수치만 낮추면 끝일까요? 끝이 아닙니다. 약을 먹는 것은 문제를 보이지 않게 덮어놓는 것일 수 있습니다. 무작정 덮어놓다 보면 곪아터질 수 있습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왜 올라가는지 알아야 하고, 그에 맞춰 생활을 바꾸는 것이 먼저입니다.
콜레스테롤은 나쁘다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특히 저밀도지단백(LDL)은 가장 나쁜 악당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콜레스테롤이 없다면 우리는 살 수가 없습니다. 몸에서 콜레스테롤이 하는 일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기 때문입니다. 세포막은 지방이 주성분이어서 콜레스테롤이 없다면 세포가 유지될 수 없습니다. 호르몬 특히 여성호르몬, 남성호르몬이 콜레스테롤입니다. 그래서 콜레스테롤 저하제의 부작용 가운데 하나가 발기부전이기도 합니다. 뇌세포, 신경세포 역시 콜레스테롤이 없다면 곤란합니다. 담즙의 주성분도 콜레스테롤입니다. 담즙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으면 소화에 문제가 올 수 있으며 해독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지난번에 비타민D 이야기도 했지만 햇빛이 비타민D를 만들 때도 콜레스테롤을 재료로 씁니다. 콜레스테롤 약을 먹어 콜레스테롤 생성을 방해하면 햇빛을 쬐어도 비타민 D를 만들 수 없습니다.
콜레스테롤 약을 먹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면 부작용이 올 수 있습니다. 특히 스타틴계 약물이 그렇습니다. 약으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지면 파킨슨병, 치매가 올 수도 있고요. 뇌의 90%가 콜레스테롤이기 때문입니다. 근육통, 신경통이 올 수 있고요. 세포막, 근막, 신경세포가 지방으로 이루어졌다고 했죠? 약이 간에서 콜레스테롤이 합성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에 간에 무리가 갑니다. 콜레스테롤 약은 누가 먹어야 할까요? 우선 유전 때문에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가는 경우에는 먹어야 합니다. 40~50대 남성으로 심장마비를 이미 겪은 경우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고 하면 필요합니다.
콜레스테롤이 높다고 하면 지방을 많이 먹어서일까요? 꼭 그렇지 않습니다. 콜레스테롤은 대부분 간에서 만들어집니다. 80% 정도는 간에서 만들어지고 20% 정도는 음식에서 옵니다.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왜 만들까요? 콜레스테롤은 염증으로 생긴 상처를 치료하는 재료입니다. 동맥경화나 관상동맥이 좋지 않은 사람의 혈액을 검사한 결과 콜레스테롤이 많으니까 ‘옳다구나 네가 범인이구나.’ 하는 겁니다. 콜레스테롤이 죄인으로 누명을 쓰고 있는 겁니다. 현장에 출동해서 눈에 많이 띄는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한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죠. 심장마비, 동맥경화, 심장질환의 범인은 콜레스테롤이 아닙니다. 혈관의 염증이 범인입니다. 염증을 해결하기 위해 콜레스테롤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사람은 염증에 취약해서 호흡기 질환, 소화기 질환, 심장마비 등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왜 높을까요? 이제 답이 나왔죠. 염증과 스트레스 때문입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고 하면 먼저 염증과 스트레스를 살펴봐야 합니다. 스트레스 받으면 분비되는 호르몬인 코티솔 등이 콜레스테롤이기 때문입니다. 잠을 못 자거나 해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갑니다. 콜레스테롤 낮추기 위해 염증과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합니다. 염증은 탄수화물 과잉, 가공지방(열을 가해 짠 식용유, 트랜스지방 등), 영양소 결핍, 독성 물질 때문에 생깁니다. ‘좋은’ 음식을 먹지 않고는 염증을 다스릴 수 없습니다. 따라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 위해서도 좋은 음식은 필수입니다.
“콜레스테롤은 죄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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