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민 칼럼] 떠 넘기는 듯한 긴급돌봄행정의 공백을 메꾸며 책임도 져야하는 지역아동센터
잠깐이면 정리될 줄 알았던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개학을 했지만 초등학생들은 일주일에 한번 등교를 한다. 더 이상은 긴급돌봄이 아닌 긴급돌봄은 6개월이 넘게 지속되고 있는 중이다. 공공기관과 학교는 문을 열지 않기에 외부강사들은 들어갈 수 없고 아이들은 집근처의 도서관도 이용할 수 없다.
지역아동센터 선생님들은 더 이상 버티기가 힘들다는 이야기를 최근 많이 하신다. 일주일에 한번 학교에 가는 아이들을 위해 아침 일찍부터 센터문을 열어야 하고 급식도 점심 저녁 두끼를 준비해야 한다. 그뿐인가? 센터에 나오지 않는 친구들을 위해 대체식도 전달해주어야 한다. 날씨가 더워지자 실내에서 마스크 쓰게 하는 일은 선생님의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되었다. 하루 두 차례의 발열체크, 방문자 기록, 등등 시에서는 수시로 점검만 할 뿐 다른 대책은 마련해주지 않는다. 심지어 급식할 때 필요한 아크릴 가림판 구입도 규정에 맞지 않다고 예산 사용을 허락해주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면서 긴급돌봄에 대한 민원이 들어오지 않게 주의해달라고 했다니 도대체 시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
등교하지 않는 친구들의 학습지도도 큰 어려움이다. 학교에 제출할 과제도 봐줘야 한다. 일손은 부족하기만 하다. 개학만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개학이 개학이 아닌 것이다. 학교와 공공시설이 문을 닫은 사이에 아이들의 피해는 커지고 있다. 취약계층의 아이들을 보살피고 있는 사례관리기관도 가정방문을 하지 않도록 지침이 내려왔다고 한다. 가정에서 보호하고 있는 아이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려하던 일들은 최근 일어난 아동학대사건에서 확인 할 수 있었다. 심지어 이런 와중에 학교사회복지사업을 접으려 했던 일까지 지역에서 벌어졌다.
학습결손의 문제도 심각하다. 학교를 가지 않아도 더 신경 써서 돌봄을 하고 있는 가정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학습결손은 걱정할 필요가 없는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부모님이 출근하고 혼자서 온라인 학습을 하며 과제를 해야 하는 아이들의 상황은 이와는 사뭇 다르다. 지난 주 푸드트럭에서 만난 초등학교4학년 아이는 혼자서 과제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이야기를 했다. 초등학교 3학년에서 4학년이 되면 수학이 갑자기 어려워진다. 학원을 다니지 않고 지금처럼 온라인 학습을 하는 경우 아이들이 혼자하기 벅찬 것은 당연하다. 여기서 격차가 벌어질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역아동센터 선생님들은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신다. 센터에서 모든 아이들을 하나하나 봐주기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센터에 다니는 아이들이 이러한 형편인데 집에서 혼자 있는 친구들은 어떠하겠는가?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것은 이미 예견된 일 이었다 그런데 학교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학부모들에게 설문조사를 해서 방과후교실도 운영하지 않고 등교도 최소한으로 하고 있다. 보기에는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결정으로 보이지만 학원을 보낼 수 없거나 집에서 돌봄이 안 되는 아이들의 경우는 어찌하라는 것인가? 코로나 시기동안 실직이나 가정 안에 어려움이 생긴 경우 아이들의 상황은 불 보듯 뻔하다. 하지만 아이들의 상황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구호는 코로나 이후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구호가 되었는가 말이다. 코로나 이후에도 이러한 바이러스의 유행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학교는 바뀌어야 하지 않겠는가? 지자체 역시 민간에 모든 책임을 넘기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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