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기] 정덕교 개인전 '悅熱列열展'

신완섭 기자 | 기사입력 2022/05/30 [06:24]

[관람기] 정덕교 개인전 '悅熱列열展'

신완섭 기자 | 입력 : 2022/05/30 [06:24]

2022년 5월 25(수)부터 5월 31일까지 서울 인사동의 갤러리 이즈(is)에서 열리고 있는 정덕교 개인전에 다녀왔다. 그는 한성대 미대, 홍익대 교육대학원에서 수학하였고 1989년부터 현재까지 모교인 문일중·고에서 미술 지도를 하며 틈틈이 경기도 군포의 개인 화실에서 창작열을 불태우고 있다.

 

2004년 첫 개인전 이후 18년 만에 개최한 두 번째 개인전의 타이틀은 ‘悅熱列열展’이다. 열(렬)을 세 번 언급한 언어유희 같은 이 말의 뜻은 ‘기쁘게 열기(熱氣)의 행렬을 펼쳐 보인 전시’쯤으로 풀이된다. 실제 갤러리 내부를 들어서는 순간, 붉고 뜨거운 기운이 실내를 감돈다. 자동차 열기로 가득 찬 도심의 밤 풍경, 그 속을 질주하는 라이더(배달노동자)의 고단한 열기, 집회 현장의 뜨거운 열기, 공항 주변의 분주한 열기가 작품 여기저기에서 내뿜어 나오기 때문이다.

 

  ‘공항 II’ 작품 앞에서  정덕교 작가 (사진=신완섭)   © 군포시민신문

 

정 화가와의 짧은 인터뷰를 통해 이번 전시회의 궁금증을 풀어보았다.

 

Q1. 열(The Heat)에 관한 탐구와 열정이 돋보이는데...

A1. 10여 년 전부터 열화상(熱畵像) 작업을 이어왔다. 초기에는 다소 생소한 접근이었으나 코로나 탓에 지금은 상당히 보편화된 이미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도시생활자로 살아가면서 느끼게 되는 갖가지 열기는 친숙을 뛰어넘어 희열을 선사한다. 열을 내뿜는 색광(色光)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나 스스로 색광(色狂)이 되어버렸다.

 

Q2. 특이하게도 투명아크릴을 다중으로 덧댄 작품이 많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지

A2. 투명아크릴은 몇 년간의 고민 끝에 선택한 화구(畫具)이다. 내가 주제로 삼는 열기는 덩어리라서 단면을 투과하는 성질을 갖는다. 투명아크릴 또한 하나의 면이면서 투과되는 공간을 표현하기에 매우 적절한 소재가 아닌가. 평면만으로 표현하지 못할 입체감을 투명아크릴이 잘 살려주고 있다. 

 

Q3. 이번 전시작 중 가장 애정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

A3. ‘공항 II’이다. 이 그림은 낙동강 물줄기가 화면에 잡히는 김해공항 상공에서 내려다본 야간 비행장 모습인데, 활주로 주변으로 이글거리는 불빛들이 공항 바깥으로 번져나가는 화마(火魔)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내가 추구해온 열기가 가장 뜨겁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Q4. 내 눈에는 ‘4X4의 얼굴’이 가장 강렬하게 다가온다.

A4. 안목이 있다.(웃음) 이번 전시작 중 가장 많이 아크릴을 덧댄 작품이다. 4개의 얼굴 표정마다 4개의 아크릴을 덧대었으므로 작품 제목도 ‘4X4의 얼굴’로 명명했다. 그러니 보기에 따라서 16가지의 표정이 나타날 수 있다. 각각의 아크릴 막마다 채색된 물감이 겹쳐졌을 때 보여지는 오묘함과 신비감이 아크릴 유화의 매력이니까.

 

그의 그림은 비구상화이지만 추상화처럼 난해하지 않다. 화폭에 담겨진 장면은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는 흔한 소재이고 선과 면, 입체의 처리도 매우 단순하고 단조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그림이 강렬하게 다가오는 것은 소재의 열기 이상으로 화가의 열정이 강렬해서이지 않을까 여기며 18년 만의 개인전 취재를 마쳤다. 

 

 얼굴에 나타난 열  (사진=신완섭)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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