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酒好리뷰 ② 향기로운 깻잎 칵테일 '진 깻잎 스매시'57도의 솔향 가득 진과 깻잎, 레몬의 만남'주호'라는 이름을 가지고 술을 좋아하게 된 것은 재미난 우연이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주호酒好와 발음이 같아서다. 필자는 앞으로 1주나 2주에 1회 간격으로 흔히 '양주'라고 불리는 서양 증류주와 리큐르, 칵테일, 기타 주류들을 간단히 소개하고 리뷰하고자 한다.
여름 휴가철이면 바다나 계곡에서 구워먹는 고기가 각별하다. 이때 빠지면 아쉬운 채소 중 하나가 깻잎이다. 깻잎의 고소하면서도 묘한 향이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줘 잘 어울린다.
고기에 잘 어울리는 칵테일도 있다. 솔향과 탄산이 어우러진 '진 토닉'이나 이병헌의 영화 대사로 유명해진 '모히또'가 그렇다. 두 칵테일 모두 주니퍼베리, 민트 등 허브와 레몬, 라임 등 시트러스의 맛이 있어서 고기를 먹은 뒤의 입속을 상쾌하고 깔끔하게 씻어준다.
그렇다면 깻잎을 칵테일에 쓰는 것은 어떨까? 얼핏 '괴식'의 느낌이 풍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고기와 함께 몇 장씩 집어먹거나 크게 잘라서 탕에 넣어 먹다 보면 잊게 되지만, 사실 깻잎은 단순한 채소보다는 강한 향을 가진 허브에 더 가깝다. 깻잎이 나는 식물인 들깨는 의외로 민트, 바질과 같은 꿀풀과에 속해 있다. 요리연구가 백종원은 방송과 유튜브에서 소주와 깻잎을 이용한 '깻잎 모히또' 레시피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음료를 흔들 수 있는 셰이커나 물병, 깻잎 조각을 걸러낼 채, 그리고 '온더록스 잔' 같은 낮은 유리잔이 필요하다.
만드는 과정은 이렇다. 먼저 셰이커에 깻잎을 잘게 찢어 넣어준다. 위 사진 가운데의 '보스턴 셰이커'는 내용물을 으깨고 부수기 좋아 가장 적합하다. 오른쪽의 '코블러 셰이커'는 안쪽에 필터가 달려 있어 얼음과 찌꺼기를 걸러내기 쉽다. 그러나 둘 다 초심자가 구하거나 사용하기는 어렵다. 처음 도전할 때는 위 사진 왼쪽과 같은 뚜껑이 큰 플라스틱 셰이커나 물병으로 충분하다. '락앤락' 같은 밀폐가 되는 반찬통도 대용으로 쓸 수 있다. 김치 같이 냄새가 강한 음식을 담았던 통만 피하면 된다.
다음은 레몬즙을 넣는다. 완제품 레몬즙은 마트 드레싱 코너 등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생 레몬을 짜서 넣으면 더욱 좋다. 사진에 나온 레몬즙 제품은 레몬 오일이 함유돼 생 레몬즙과 비슷한 맛이 나서 추천한다. 깻잎 위에 레몬즙을 넣었다면 설탕, 혹은 시럽도 같이 부어준 다음 깻잎을 으깨어 향을 내준다. 으깨는 도구로는 '머들러 Muddler'가 있지만 얇은 나무밀대, 막자, 작은 절구, 숟가락 등 어떤 도구를 사용해도 괜찮다.
다음은 '진 Gin'이다. '진 토닉'의 재료로 유명한 진은 곡물주에 주니퍼베리를 비롯한 온갖 식물성 재료를 넣어 증류한 술이다. 단순하게 설명하면 '솔향이 진하게 나는 소주'이다. 단, 도수는 대부분 40도부터 시작한다. 마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유명한 진으로는 '고든스' '봄베이 사파이어' 등이 있다. '진 깻잎 스매시'를 만들어낸 유튜버는 향이 강한 '봄베이 사파이어'를 재료로 추천했다. 깻잎의 강한 향에 진의 향이 묻히지 않게 하는 의도다.
필자 또한 깻잎 향에 진 향이 묻히는 것을 염려해 도수가 57도에 달하는 '헤이먼스 로열 독' 진을 사용했다. 이에 맞춰 용량도 45ml 정도로 줄여서 넣었다. 소주잔 한 잔 정도의 양이다. 알콜 양을 감안하면 소주 세 잔을 조금 넘는데, 칵테일 특성상 천천히 마시다 보니 생각만큼 어마무시한 도수는 아니다.
셰이커에 진까지 넣었다면 얼음을 여러 개 넣고 뚜껑을 닫은 뒤 30초 가량 열심히 흔든다. 깻잎이 잘 으깨져 향이 배어들고, 얼음이 녹으며 술이 시원해진다. 공기가 들어가 맛도 부드러워진다. 다 흔든 뒤에는 얼음이 든 잔에 내용물을 잘 걸러 액체만 따라내면 완성이다. 필자는 예쁜 깻잎 한 장을 선별해 뒀다가 잔에 넣어 장식해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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