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금정역 인근 침수피해자 "전부 복구하는 데에는 앞으로 몇 개월이 걸릴지 몰라"금정역 인근 침수 피해 자영업자, 건물주 인터뷰본보는 지난 8월 8일경 집중호우로 배수관 위의 도로(산본천로 221번길 남단)가 터지며 심각한 침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산본1동 금정역 인근에서 자영업자 및 주택 피해자 2명을 18일 만나 지역 피해 상황에 대해 물어 보았다. '태산갈비' 김재수 대표와 침수 피해 모 주택 거주자이자 건물주인 A씨가 인터뷰에 응했다.
1. 각자 지역에서 얼마 동안 거주 혹은 사업을 운영해 오셨는지요?
김재수: 현재 식당을 12년 정도 운영해 왔다.
A씨: 1984년에 이사를 왔고 지금 거주 중인 주택은 20년 조금 넘었다. 주택에는 현재 세입자를 받고 있다.
2. 이번 수해 피해 상황은 어떤가요?
김재수: 우리 식당 뒤편은 지대가 낮다. 그곳에 냉장고가 여러 대 있는데 모두 물에 잠겼고 건물 지하도 침수됐다. 냉장고 쪽은 모두 복구했지만 지하는 말리는 것만 벌써 며칠째다. 주변 건물 지하에 입점했던 업체들은 다들 사업을 접는다고 한다. 수 억 규모의 인테리어와 장비가 들어갔다는 스튜디오도 있는데 전부 폐기하게 됐다. 침수로 인해 폐차해야 하는 차량도 많다. 그런 면에서 보면 1층에 있고 지면과 단차가 있는 우리 식당은 다행인 편이다. 앞에 있는 식당은 지금도 영업을 못하고 있다. 앞으로 혹시나 몰라서 반지하 창문을 시멘트로 막은 상가도 있다.
A씨: (8월 8일) 식당(태산갈비) 앞 도로가 터지면서 물이 올라왔다. 10시 반 좀 안 돼서 세입자에게 물이 찬다고 전화가 왔더라, 반지하는 여섯 계단을 내려가니 가슴까지 물이 차는데 큰일이 날 뻔했다. 인명부터 구조한 뒤 동사무소에서 펌프를 가져와 새벽 4시부터 물을 뺐다. 전부 복구하는 데에는 앞으로 몇 개월이 걸릴지 모르겠다. 세입자를 받기 위해 한 달 전에 전부 수리하고 새 가전과 가구를 들였더니 바로 수해를 입어 막막하다. 세입자들에게는 부득이하게 월세와 보증금을 돌려주고 내보냈다. 딱지도 안 뗀 새 가전, 가구를 다 버리게 됐다.
김재수: 이 지역에 사시는 분들 중엔 하루 벌어 먹고 사셔야 하는 분들이 많아 일을 쉬면서 수해복구를 할 겨를이 없다고 한다. 이 동네는 그분들이 없으면 장사도 안되고 돌아가지 않는 곳이다. (수천, 수억의 피해를 본 곳도 있지만) 그분들에겐 100만원의 피해도 큰 피해로 다가오지 않겠나. 안타깝다.
3. 지난 2020년 폭우 등 예년에도 지역에 수해 피해가 있었는지요?
김재수: 77년도에 대홍수가 있었다고 들었다. 그 이후에는 처음인 것으로 안다.
(편집자 주: 안양시 안양천생태이야기관에 따르면 1977년 7월 8일경 안양대홍수로 산본천의 본류인 안양천이 범람해 208명이 사망하고 49명이 실종된 적 있다. 당시 24시간 강우량은 454.5mm이었으며 시간당 최대 강우량은 99.5mm였다. 이번 군포시 폭우의 강우량은 8일 00시부터 10일 07시까지 31시간 동안 431.5mm였으며 특히 시간당 최대 강우량은 100mm를 기록해 안양대홍수 당시 최대 강우량을 넘어섰다.)
A씨: 산본천을 복개하면서 배수 시설을 잘 해놨다고 들었다. 배수로 청소도 1년에 1~2회 꼭 해준다. 그래서 38년을 살면서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다. 2020년 폭우 때도 여기보다 저지대에는 물이 조금 들어온 곳이 있었다고 하는데 우리 주택 주변에선 이런 적이 처음이다.
(편집자 주: 군포시청의 2020년 8월 11일자 보도자료에 따르면 당시 주택 침수는 16건에 그쳤다. 반면 이번 폭우로 인한 주택 침수 피해는 산본1동 주택가 162세대를 포함해 총 360세대에 이르렀다.)
4. 피해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 앞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김재수: 산본1동, 금정역 주변 재개발이 얼른 이뤄져야 한다. 노후된 집들이 많아 피해가 컸다. 이번 사태가 재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A씨: 대체 도로가 왜 터졌는지 이유를 알고 싶다. 어느날 새벽에 아무도 모르게 고쳐놨더라. 그리고 피해를 일괄적으로 보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지금 군포시에서 피해 소상공인에게 상가당 200만원씩 지급한다고 하는데 그보다는 피해규모에 맞는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김 대표와 A씨는 이외에도 피해 당시 산본1동장으로 근무했던 김상만 현 군포시 위생지원과장, 산본1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회원 정광수씨를 비롯한 자원봉사자들, 폭우 당일 맨홀을 청소해 물을 빠지게 한 무명의 남성 등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며 지역구 군포시의원 이훈미, 이우천 또한 도움을 주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군포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