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계절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5월입니다. 날은 점점 무더워져서 초여름을 향해 가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행복한 5월 보내시고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가정의 달 되세요.
오늘은 ‘치과 공포증’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치과에 내원하는 환자들은 치과 치료에 큰 불안과 공포를 나타냅니다. 어른·아이·성별을 가리지 않고 치과에 대한 공포는 만연해 있습니다. 제 환자분 중에서는 백 킬로에 육박하는 거구의 오십 대 아저씨가 계시는데, 치료할 때마다 ‘제발 나 좀 재워서 해달라’고 사정을 하십니다.
도대체 치과 치료는 왜 이렇게 무서운 것일까요? 우선 치과 치료하면 ‘통증’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윙윙’ 돌아가는 높은 데시벨의 드릴 소리, 입속으로 들어오는 마취 주사의 따끔한 느낌, 목구멍으로 쏟아지는 물과 구역질, 과거 치과 치료시 겪었던 트라우마 등등 열거해보니 치과가 안 무서운 게 이상할 정도네요.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 역시 치아 관리를 위해 체어(Chair)에 누워 환자가 되어보면 많은 것을 느끼게 됩니다. 치과의사들은 환자들의 긴장과 공포를 이해하여 환자분들과 소통하면서 치료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환자분들은 본인의 불안한 마음을 치과의사에게 솔직히 표현해서, 아프지도 무섭지도 않게 진료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위에 나열한 공포를 유발하는 요소들의 대처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가장 중요한 ‘통증’ 조절을 위해서는, 적절하고 충분한 마취를 해야 합니다. 마취 주사를 놓기 전에 마취 크림을 바르고, 정상체온과 같은 온도로 맞춰진 마취 주사를 환자의 시선을 피하여 아주 천천히 투입하면 통증을 거의 유발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은 무통 마취기와 같은 원리입니다. 마취 크림이나 마취 가글은 표면 마취 효과가 있으므로 마취 주사를 놓거나 스케일링 시술 전에 시행하면 통증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드릴 소음 또한 상당히 거슬리는데, 본 의원에서는 체어 위 천장에 모니터를 설치하고 헤드셋을 착용시켜, 좋아하는 영화나 음악을 틀어드리는 방법으로 손쉽게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치과 치료 시 입 안으로 쏟아지는 물 때문에 숨쉬기도 어렵고 구역질을 많이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런 경우에는 치료하는 치아에 ‘러버 댐(rubber dam)’이라는 장치를 끼워서 치료합니다. 치아와 구강을 분리시켜 목으로 물이 넘어가지 않게 하며 혀가 다치는 것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런 모든 방법을 기본적으로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치과에 대한 공포가 워낙 심한 분들에게는 치과 치료가 너무나도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웃음가스’(laughing gas, 아산화질소-산소 혼합)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제가 매우 선호하는 방법인데, 정말 겁이 많은 어린아이부터 성인까지 신기할 정도로 효과적이고 안전한 방법입니다. ‘웃음가스’를 5분 정도 흡입하면 공포심이 사르르 사라지면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치료 시 통증도 거의 못 느끼게 됩니다.
서두에 말씀드렸던 50대 환자분처럼 ‘나 좀 재워주세요’ 하시는 분들은 가수면(假睡眠) 상태를 유도하는 진정제를 사용합니다. 가수면 상태란 전신마취처럼 의식 없이 기계에 호흡을 의지하는 상태가 아니고, 스스로 숨을 쉬면서 의료진의 지시에 반응하며, 간간이 깨어 있으면서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일 뿐입니다.
웃음가스나 진정제를 이용한 반(半)수면 진정 요법은 치과 공포증으로 인해 치과 치료를 손 놓고 계시는 환자분들에게는 구원의 손길이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치과에 대한 진정한 공포는, 치료를 무한정 미뤘을 때 입이 딱 벌어지게 만드는 치료비 견적서이기 때문입니다.
필자 조성훈 : 치의학박사, 소아치과 전문의, 로얄패밀리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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