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진료를 위해 2주마다 방문하는 어르신은 부부가 같이 삽니다. 진료를 받는 분은 여성이고, 남편분이 돌봐드립니다. 안타깝게도 얼마 전 남편분이 넘어져 고관절이 부러졌습니다. 입원을 하게 되고 환자분은 쓸쓸하게 홀로 남겨졌습니다. 이번 한가위에도 식사를 제대로 차릴 수 없어 유동식으로 연명했다고 합니다. 낙상, 넘어짐은 노인에게 흔히 있는 일입니다. 넘어져 뼈가 부러지면 일상생활능력이 떨어지면서 삶이 곤두박질칩니다. 병원 입원은 일상생활능력을 잃는 가장 커다란 원인입니다. 누워있게 되니 근육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노인은 입원 하루에 근육이 5%씩 줄어든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따라서 입원 이후 되도록 일찍 재활 치료에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침상에 누워있다 하더라도 할 수 있다면 발끝 치기, 손뼉 치기 등 끊임없이 꼼지락거려야 합니다.
낙상 문제는 결국 일상생활능력이 얼마나 살아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스스로 목욕하고 먹고 옷 갈아입고 화장실 가고 배설을 조절하고 걷고 침대에서 휠체어로 옮겨 타는 능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실제로 이러한 일상생활능력에 따라 질병 예후, 사망률이 달라집니다. 논문에 따르면 입원 2주 전 일상생활능력 장애 유무가 입원과 그 후의 사망 위험의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합니다. 일상생활능력에 문제가 있다면 다각도로 평가하여 그 기능을 개선하도록 합니다. 필요하면 보조도구를 쓰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보행 보조도구로 지팡이와 보행기를 들 수 있습니다. 지팡이와 보행기는 손잡이 높이가 적정해야 합니다. 똑바로 선 상태에서 팔을 내려뜨렸을 때 손목 높이가 되도록 지팡이와 보행기 높이를 조절합니다. 지팡이와 보행기 높이 조절 실패로 넘어질 수도 있습니다.
낙상이 일어났다면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겨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낙상이 일어난 경우 삶의 중대한 분기점이 왔다고 보아 그 원인을 잘 찾아서 다시 넘어지는 일이 없도록 대처해야 합니다. 특히 개선할 수 있는 위험요인에 집중해야 합니다. 개선할 수 있는 위험요인에는 약물, 기립성 저혈압, 근력과 균형 장애, 시각 장애, 환경요인(조명, 바닥, 신발 등) 등이 있습니다.
일상생활능력이 살아있다 하더라도 주변 환경을 개선하면 낙상을 훨씬 더 잘 예방할 수 있습니다. 우리 생활이 서구 방식으로 바뀌면서 침대는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침대는 노인에게 낙상이 일어나는 주요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침대를 쓰지 않을 수 없다면 보완장치가 필요합니다. 천장과 바닥을 연결하는 봉을 침대 가까이 설치합니다. 앉거나 설 때 그 봉을 잡고 일어나면 쉽게 할 수 있으며 낙상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침대만이 아니라 움직이는 동선에 따라 방 이곳저곳 특히 화장실에 손잡이를 설치합니다. 화장실도 노인들이 넘어지기 쉬운 장소입니다. 화장실에서 미끄러지지 않게 물기를 남겨 놓지 않습니다. 화장실에서 신발을 신다가 넘어질 수도 있으므로 때로는 깔판을 까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앞서 여러 글에서 말했듯이 약물 때문에 낙상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항부정맥제, 항콜린성 약제, 벤조디아제핀계 약물 등 항불안, 항정신병약, 항간질약, 삼환계항우울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근이완제, 스테로이드 등을 주의해야 합니다. 혈압약이나 당뇨약을 먹고 있다면 저혈당이나 저혈압에 빠지는지 늘 점검해야 합니다. 특히 당뇨는 너무 수치에 얽매일 필요가 없습니다. 노인에게 당뇨병 환자와 당뇨병 환자가 아닌 사람의 생존곡선에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일상생활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적당한 운동과 식사는 최고의 지침입니다. 당연한 말 같지만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가 한 말입니다.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게 운동과 식사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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