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7일 토요일 많은 군포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집회에 참여했다. 많은 시민들이 내란수괴 혐의를 받고 있는 대통령의 탄핵을 기대했지만 안건은 투표불성립으로 무산됐다.
저녁 9시 30분쯤 탄핵소추안이 부결된 뒤 집회가 마무리되었다. 그래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국회 정문을 붙들고 '탄핵해'를 외치는 시민들이 있었다. 그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아무도 앞장서 부르지 않는데도 악다구니를 쓰며 소리를 지른다. 구호를 따라만 하지 않고 속에서 우러나오는 듯 욕지거리가 터져 나왔다. ‘이 반역자 XX들아’ ‘투표안한 사람은 나오지 마’ 거의 1시간 동안 그 소리는 줄어들지 않았다. 2-30대의 여성들이 많았다. 국회에서 나오는 차량들이 정문으로 나오지 못하고 다른 출구를 찾아 나가는 것이 보였다.
이 상황을 현장에서 지켜본 군포시민들의 솔직한 소감을 들어본다.
죄와 벌에 대하여 - 전형민 (군포 당동)
그는 물론 절대 악이 아니고, 우린 모두 같은 편은 아니다.
당연히 내겐 악한 면이 있고, 우린 모두 잘못에 연루 된다.
선과 악의 구분이 무의미할지 모른다. 그와 내가 엄밀히 구분되지도 않겠다.
비록 오늘은 708호에서 아버지와 TV로 관망할 수밖에 없지만, 어제의 행렬에 결연하게 도취되어 있던 내가 느낀 그것은 뭘까? 그 찜찜함 혹은 답답함 그리고 불길함.
그 스스로 내려오길 바란다, 부끄러움과 공포를 느끼길 바란다. 그렇지 않다면 끌어내려야지. 그러나 그럼에도 남는 이 불길함. 절차적 정당성, 헌법과 윤리, 평화와 인권조차 담지 못 한 그것!
시대착오적인 폭거 앞에 엄청난 분노와 울분이 치솟는다. 그러면서도 결연함과 도취 상태에서 조금 떨어져 살핀다. 이 거대한 행렬 발밑에 있는 돌부리가 과연 무엇일까를… 내 몸 안팎을, 국회와 광장을 가로지르고 넘나드는 정동.. 거대한 행렬 발밑에 있는 돌부리가 무엇인지 굽어봐야지.
“뉘우침은 한밤중에 불쑥 찾아올 테고, 그러면 인간들은 깨어나 스스로를 응시하게 될 테죠. 그리고 정의를 이해하고자 하는 당신, 당신은 환한 빛 속에서 모든 행위를 보지 못하고 무슨 수로 그리한다는 겁니까? 오직 그제야 당신은 알게 될 거에요. 기립한 자와 쓰러진 자는 실상 한 사람에 지나지 않으며, 그가 소인으로서의 자아인 밤과 신적 자아로서의 낮 사이의 황혼에 서 있다는 것을. ••• 그리고 사원의 주춧돌은 그 바닥 가장 낮은 곳에 놓인 돌보다 결코 높지 않다는 것도.“
- <죄와 벌에 대하여> 중, 『예언자』, 칼릴 지브란 지음.
잠 못들었던 계엄의 날 - 송향미 (군포시 속달동)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비상계엄령이라니!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12/3일 그날도 날을 꼬박 새었다. 어제 가만있을 수 없어 8년 만에 거리로 나섰다. 국민의힘이 김건희특검법 부결시키고 탄핵은 국회의장을 떠나는 방식으로 당론을 정해 반란수괴를 방조, 공모하는 것을 목도하는 것은 참으로 울분과 화를 참기 어려운 일이다. 현장에서는 인터넷이 연결이 안 되어 집에 와 꼼꼼히 소식을 확인했다. 그러느라 어제도 날을 꼬박 새었다. 국민의힘이 진짜 국민의짐이 되었다. 스스로 증명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한 명 한 명 문자를 보내며 마음을 달래었다. ----- 알량한 기득권 지키려고 국민들 소리 외면하고 귀 막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민의짐 소리를 들을 것입니다. 만약 내란 수괴범 윤석열을 감싸고돌아 어영부영 탄핵하지 않는다면 내란죄 공범으로 처벌 받을 것을 각오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의 소리를 듣기를 바랍니다.
허리 환자도 쉬지 못 하겠어요 - 박여완 (군포시 대야동)
광장이 아닌 국회 앞 도로가 집회장소다 보니 중앙에서 하는 소리, 화면이 안보여 다 각각의 장소에서 앞에 나선 주도자들이 자발적으로 구호를 선창했다. 그러다보니 하나 되는 통일성이 없고, 음향기기 같은 것도 안 갖춰져 어려움이 있어 보였다. 확실히 우리에겐 이 모든 맘을 하나로 모을 너른 광장이 필요한 것이 아닐지... 아, 그럼에도 자유발언을 하는 시민들과 자발적으로 구호 외쳐준 시민들의 모습은 멋짐. 그 자체였다! 허리환자를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 앉게 만드는 이 미친 정권 땜에 못살겠으니 부디 어서 내려오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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