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관계, 공감과 정서전염 사이에서 균형 잡기

신영아의 사회적 네트워크

신영아 한국안티에이징 연구소 대표 | 기사입력 2020/08/07 [00:13]

연인관계, 공감과 정서전염 사이에서 균형 잡기

신영아의 사회적 네트워크

신영아 한국안티에이징 연구소 대표 | 입력 : 2020/08/07 [00:13]

공감력이 좋은 사람, 동정심이 많은 사람은 타인의 걱정이나 슬픔을 듣고 마치 내 일처럼 느낍니다.

 

계획된 한 실험에서 여자를 fMRI 기계 안에 놓고 그녀의 남자 친구를 기계 옆에 앉게 했습니다. 기계 속에 누워 있는 동안 여자는 컴퓨터 화면으로 남자 친구의 손을 볼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두 사람의 손에 각각 전극이 연결되었고, 전극은 주기적으로 둘 중 한 사람의 손에 적당한 충격을 전달했습니다. fMRI 내부의 컴퓨터 화면에는 여자에게 다음에 누구의 손에 충격이 갈지와 충격의 강도를 알려주는 메시지가 보였습니다. 여자가 충격을 받을 때, 뇌의 두 부분, 즉 뇌의 손 부위에 해당하는 체성 감각 피질(somatosensory cortex)과 고통이라는 정서적인 경험을 처리하는 다른 부위가 함께 활성화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남자 친구의 손이 충격을 받는 모습을 볼 때, 그녀의 뇌 반응은 극적으로 변화했습니다. 신체적으로 그 충격을 경험하지 않는 그녀는 정서적인 부위들이 상당히 크게 활성화되었습니다.

 

이들 외에도 16쌍의 커플이 이 실험에 참여했고 비슷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 실험에서 여성들의 반응은 공감측정 표준검사에서 점수가 높을수록 정서 부위에서의 fMRI 활성이 더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이 실험은 일상에서 많은 부분을 반영하는데, 대상에 따라서 개개인의 공감적인 반응은 개인차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결혼한 부부나 연인 사이에서 조화를 이루는지 부조화를 이루는지 두 동반자의 공감 능력이 서로 적절하게 ‘맞는’ 정도 즉 두 사람의 공감 정도가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는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만약 한 명이 지나치게 공감적이거나 정서적으로 의존적이며 다른 한 명은 감정적으로 속박당하거나 통제받는 느낌을 받고 숨이 막히는 느낌을 경험할지도 모릅니다. 또 다른 동반자 중 한 명이 선천적으로 공감 능력이 낮다면 다른 동반자는 사랑받고 있지 않다거나 거절당한다고 느낄지도 모릅니다. 공감은 자석처럼 딱 적당한 거리에서 유지되어야 가장 이상적입니다. 두 개의 자석은 너무 가깝게 놓으면 하나로 붙어버리거나 또 너무 멀리 떼어놓으면 자력이 전혀 작용하지 못합니다.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인간은 대부분 ‘자신과 매우 다르거나 심지어 반대되는 다른 사람의 정서나 경향성’을 이해하는 ‘성향’이나 ‘연민’을 언급하며, 우리의 마음이 타인의 열정과 감정을 비치는 거울이라고 했습니다. 

 

공감은 종종 모방을 포함합니다. 우리는 주변에 접촉하는 사람들을 모방하려는 타고난 경향이 있습니다. 게다가 이 모방은 대개 의식적으로 연인 사이에서 너무 빨리 일어납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상호작용하는 사람들의 움직임과 자세, 얼굴과 목소리의 발음을 자동으로 모방하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이 모든 일을 동시에 진행합니다. 나아가 자신을 향한 미소에 화답할 때, 비슷하게 행복한 감정까지 경험합니다. 

 

인간이 공감 능력이 있다는 건 축복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따금 공감하고 싶지 않은 감정, 예를 들면 공포, 분노, 좌절, 우울, 슬픔까지도 공감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의식적으로 그 정서에서 벗어나려고 해도 다른 사람의 정서에 공감하는 반응 사이에 부정적 정서에 전염될 충분한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부정적 감정에 이입되어 휘말리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심리학자들은 이 과정을 ‘정서 전염(emotional contagion)’이라고 부릅니다.

 

공감은 심리적 거리가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도록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여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특히 부부나 연인, 절친 등 사이에서 이런 감정의 심리적 거리를 잘 유지하는 지혜가 특히 필요합니다.

 


 

필자 소개 - 신영아 영스랩과 한국 안티에이징 연구소 대표

평소 사람, 책, 운동, 여행, 사진, 공연, 음악, 패션 등을 좋아하고 지적 호기심이 많은 이상주의자며 낙천주의자이다. 독서광으로 많은 책을 접하다 '대체의학'을 접하고나서 항암과 면역에 관한 내용으로 대체의학박사를 받았다. 저서로는 '10년 더 젊어지는 미라클 건강법', '버킷리스트14', '죽기 전에 하고 싶은 40가지' 등이 있으며 최근 '미라클 브레인셋'을 출간했다.

 

▲ 신영아 영스랩과 한국 안티에이징 연구소 대표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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