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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음식 이야기] 석류
제94호 지리적표시 농산물-고흥 석류
 
신완섭 K-GeoFood Academy 소장   기사입력  2020/08/09 [23:36]

  다스려도 다스려도 못 여밀 가슴 속을

  알알 익은 고독, 기어이 터지는 추청(秋晴)

  한 자락 가던 구름도 추녀 끝에 머문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붑니다』라는 시조집으로 잘 알려진 이호우 시인의 여동생 이영도(1916~1976년)의 <석류>라는 시조이다. 오누이가 모두 정갈한 시어(詩語)를 잘 구사하였는데, 다스리지 못할 가슴 속 감정들을 알알이 익은 고독과 기어이 터지고 마는 맑게 갠 가을 날씨로 이입(移入)시킨 시작 솜씨가 대단하지 않은가. 

 

  석류나무(石榴, Punica granatum)는 석류나무과에 속하는 낙엽성 소교목이다. 3~5m 정도 높이로 자라며 원줄기에서 갈라져 나온 가지가 많고 잎은 마주나는데 잎자루가 짧다. 꽃에는 양성화와 자성(雌性; 동식물의 암컷다운 성질)이 퇴화된 수꽃이 있다. 꽃받침은 통 모양이고 다육(多肉; 줄기나 잎 또는 식물체 전체가 두껍게 살이 찌고 수분을 많이 가짐)질이며 5~7개로 갈라진다. 꽃잎은 5장이고 주홍색을 기본으로 하며 그 밖에 흰색, 붉은색에 흰색의 어루러기가 진 것, 등황색 등이 있다. 열매는 꽃턱이 발달한 것으로 거의 공 모양이고 끝에 꽃받침 열편(裂片)이 있다. 열매껍질은 두껍고 속에는 얇은 격막으로 칸막이가 된 6개의 자실이 있고 다수의 종자가 격막을 따라 배열되어 있다. 익은 과실의 열매껍질은 황백색 또는 자홍색이며 불규칙하게 벌어지고 속에는 즙이 많은 흰색·담홍색 또는 분홍색의 종자가 들어있다. 

 

  만개한 석류꽃뿐만 아니라 열매가 익어서 터지는 모양도 아름다워서 관상용으로도 재배한다. 추위에 약하여 중부지방에서는 제대로 생장이 안 되며, 전라북도·경상북도 이하의 지방에서만 야생 월동(越冬)이 가능하다. 토심이 깊고 배수가 잘되며 비옥한 양지에서 잘 자라고 결실이 잘된다. 국내에선 비교적 이런 재배 조건을 잘 갖춘 전남 고흥군이 '고흥석류'를 2014년 2월 지리적표시 제94호로 등록시켰다. 석류 생산 농가 총 346호에 재배면적 130ha, 생산량 515톤에 달하여 명실공히 전국 최고의 생산량(61.9%)을 자랑하고 있다.

 

  석류는 안석류, 산석류, 감석류로도 불린다. 원산지는 이란 북부, 인도 북서부, 아프가니스탄, 히말라야, 발칸 지방으로 여겨지며 고대 히브리인들의 옷 술에 문양이 새겨지고 이집트 피라미드 벽화나 솔로몬 성전에서도 발견되고 있으며 성서에 30회나 언급될 정도로 매우 친근한 열매이다. 중국에는 한나라 무제 장건이 실크로드를 개척하고 귀국할 때 들여왔다고 전한다. 당시 중국은 페르시아를 안석국(安石國)이라 불렀는데 이 나라에서 자라는 나무라는 뜻으로 석류(石榴)라 이름 지었다. 삼국시대 신라 역사에 석류가 등장할 정도로 인도-중국을 거쳐 일찍이 우리나라에도 알려졌지만 정작 한반도에서의 생산 재배는 조선 초기쯤으로 추정된다. 

 

  중국에서 연밥과 석류는 다산, 복이 있는 아들을 뜻하여 결혼식의 의식상에 차려놓기도 하고 신혼의 축하선물로 전해주기도 하는 풍습이 있다. 석류는 열매껍질 속에 많은 종자가 들어 있어서 예로부터 다산과 자손번영의 상징이었다. 혼례복인 활옷이나 원삼의 문양에는 포도 문양과 석류 문양 · 동자 문양이 많이 보이는데, 이것은 포도 · 석류가 열매를 많이 맺는 것처럼 자손, 특히 아들을 많이 낳으라는 기복적 뜻이 담겨있다. 

 

  석류의 열매는 페르시아 시대 때부터 염료로 사용되었다. 식물이 잘 자라지 못하는 중동지역에서 염료를 얻기가 힘들었으므로 다양한 색상의 석류꽃과 고운 빛깔의 열매 속 종자는 염료로서 안성맞춤이어서 조공으로 바칠 품목에 들어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석류로 면 옷을 염색하면 화학반응에 의해 삼베처럼 조직이 바뀌어서 바람이 잘 통하게 되는 특성도 보인다. 석류는 고대 솔로몬 왕 때부터 음료수와 빙과를 만드는데 이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석류의 꽃과 덜 익은 열매의 껍질은 이처럼 붉은색 염료의 원료로 사용되어왔다. 꽃은 붉은색, 가지색, 노란색, 흰색 등 여러 가지로 피고 탐스럽고 둥근 모양의 열매가 벌어져서 그 속에 씨앗을 감싼 육질이 번쩍이는, 가지런히 배열된 정육면체의 생김새를 보노라면 알알이 루비 보석이 박힌 듯해서 찬탄이 절로 나온다. 

 

  석류의 열매는 지름 6~8cm에 둥근 모양이며 단단하고 노르스름한 껍질이 감싸고 있는데 속에는 많은 종자가 들어있다. 먹을 수 있는 부분이 20% 정도이며 과육은 새콤달콤한 맛이 나고 껍질은 약으로 사용한다. 종류는 단맛이 강한 감(甘)과와 신맛이 강한 산(酸)과로 나뉜다. 주요 성분은 당질(포도당·과당)이 약 40%를 차지하며 유기산으로는 새콤한 맛을 내는 시트르산이 약 1.5% 들어있다. 지용성 비타민(B1·B2·나이아신)도 들어있으나 양은 적은 편이다. 껍질에는 떫은맛이 나는 타닌, 종자에는 갱년기 장애에 좋은 천연식물성 에스트로겐이 들어있다. 과즙은 빛깔이 고와서 과일주를 담그거나 농축 과즙을 만들어 음료나 과자를 만드는 데 쓰며, 올리브유와 섞어 변비에 좋은 오일을 만들기도 한다. 1속 2종의 식물이 아열대 지역에 자라며 우리나라에는 1속 1종의 식물이 있다. 줄기 껍질과 뿌리껍질에는 알칼로이드, 타닌질이 들어 있다.

 

  흔히 석류는 ‘여인을 위한 만찬’으로 소개된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모 일간지에 실린 석류 기사를 몇 구절 옮겨보면, “석류는 진작부터 양귀비와 클레오파트라가 즐겨 먹었다거나 ‘갱년기 여성에게 제2의 삶을 준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농축액 형태로 많이 판매되고 있다. 석류가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원산지인 페르시아만 주위의 중년여성들이 다른 지역의 여성들보다 젊음을 오래 유지하며 갱년기 장애도 거의 겪지 않는 것이 밝혀지면서부터다. 석류는 씨앗 1㎏당 17㎎의 에스트로겐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각종 부인병에 효과가 있으며, 콜라겐 결합조직의 양을 늘려서 피부미용에도 좋고 주름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고혈압과 동맥경화 예방에 좋으며, 목이 쉬거나 부었을 때 특효가 있어 한방에서는 석류 껍질을 말려서 편도선염 약재로 쓰고 있을 만큼 쓰임새가 다양하다. 석류를 먹을 때 새콤한 과즙만 빨아 먹고 씨를 뱉어내는 사람들이 많은데, 석류는 씨에 영양분이 더 많으므로 전부 먹는 것이 낫다.“

 

  신문 기사에 소개된 석류의 효능을 좀 더 자세히 정리해 보면

 

  1. 갱년기 증상 완화. 여성을 더욱 여성답게 해주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인체에서 분비되는 에스트로겐과 가장 유사한 천연 에스트로겐 전구물질이 석류에 풍부히 함유되어 있어서 이것을 섭취하면 체내에서 필요로 하는 여성호르몬으로 전환되어 갱년기 증상을 완화시켜 준다. 화학성분의 호르몬요법은 유방암 외의 여러 가지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몸에 좋은 영향만을 주지는 않는다. 천연 호르몬이 풍부한 석류나 가공식품을 섭취하면 호르몬의 균형과 다양한 호전효과를 볼 수 있다. 

 

  2. 피부미용. 석류에는 콜라겐의 합성을 돕고 피부를 희게 하는 작용이 있는 에라그산과 비타민C가 들어있어 피부를 젊게 유지하게 한다. 당나라 때의 절세가인 양귀비도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석류를 매일 반쪽씩 먹었다고 한다. 석류에는 수용성 당질이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0% 이상을 차지하여 이른바 속효성 에너지원이 됨은 물론 포도당의 분해를 촉진하는 구연산, 에너지대사를 활발하게 하는 데 필요한 비타민(비타민B1,B2,나이아신), 미네랄 등을 골고루 함유하고 있어 여성의 아름다움을 지켜준다.

 

  3. 혈액정화. 석류를 섭취하게 되면 피를 깨끗하게 하며 신선한 혈액을 체내에서 생성함으로써 자연 치유력을 높여 면역력을 강화시킨다. 혈액이 깨끗해지고 해독기능과 배설기능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면 체내에 침투한 공해물질이나 독소들이 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체질개선이 진행되며 몸은 강해져서 스태미너가 증강된다. 

 

  4. 심혈관계 질환(심장병, 고혈압, 동맥경화 등) 예방. 40~55세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폐경이 된 여성은 폐경이 되지 않은 여성에 비해 관상동맥질환을 포함한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의 빈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석류의 섭취를 통해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5. 골다공증 예방/치아 건강. 폐경기에 즈음하여 혈중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의 농도가 감소하면 골 소실이 가속화되는데, 총 골량은 폐경 후 매년 2~3%씩 급속히 감소하여 수년이 지나면 정상에 비해 표준편차의 1~2배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에스트로겐을 투여하면 먼저 골 흡수 표지물이 감소하고 그 후 골 생성 표지물질의 감소가 일어나 골 교체와 골 표면의 골 재형성 단위(remodeling site)를 감소시켜 1차적으로 골 흡수보다 골 형성이 증가하게 되는 시기가 있는데, 이 기간동안 골 흡수가 일어나고 있는 흡수공(lacunae)이 채워지고 골밀도가 증가하게 된다. 즉 에스트로겐 투여에 의해 골 교체의 억제가 일어남으로써 골량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또 호르몬 대체요법의 이점으로 구강의 건강을 들고 있는데, 연구에 의하면 치아 손실이나 무치의 위험도를 각각 24%와 49%까지 감소시키며 의치 사용률도 19%까지 감소시킨다고 한다. 이는 에스트로겐이 뼈뿐만 아니라 치주조직의 교원질과 혈관 조직의 개선 효과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6. 관절통, 근육통에 효과. 폐경에 의하여 에스트로겐 결핍 현상이 생기면 피부와 뼈, 인대 등에서도 교원질이 소실되어 관절통 및 근육통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늘어난다. 우리나라 폐경 여성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이기도 하다. 통증 부위는 체중 부하 관절보다는 손목, 발목, 어깨 등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들은 호르몬대체요법에 의해 효과적으로 경감된다. 관절염의 빈도도 비사용자에 비해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런데 조심해야 할 점은 석류를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폐와 치아에 손상을 주거나 가래가 많이 생길 수 있다. 또 석류 뿌리껍질 끓인 물은 위 점막을 손상할 수 있으므로 위염 환자는 안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끝으로 석류차 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① 석류는 껍질째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빼고 반으로 나누어 놓는다. 

② 껍질 안쪽에 있는 석류 과육을 손으로 알알이 뜯어 그릇에 담는다. 

③ 석류 껍질은 큼직하게 뜯는다. 

④ 석류 껍질과 과육을 설탕에 재어서 실온에 잠시 둔다. 

⑤ 석류차를 담을 유리병은 끓는 물에 소독하여 물기를 뺀다. 

⑥ 설탕에 재어둔 석류를 유리병에 담고 밀봉하여 냉장 보관한다. 

⑦ 주전자에 사람 수대로 물을 1컵씩 붓고 과육을 1큰술씩 넣어 주홍빛이 될 때까지 은근히 끓인다.

 

  석류차는 열매와 꽃을 이용하기도 하고 열매껍질과 뿌리껍질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열매와 꽃을 이용해서 끓인 차는 알칼로이드와 타닌산이 들어있어 자극성이 있으므로 하루에 2~3회씩만 마시도록 한다. 열매나 뿌리껍질은 그늘에서 잘 말려두었다가 은근한 불에 한참 동안 끓여서 마신다. 

 

▲ 신완섭 K-GeoFood Academy 소장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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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8/09 [23:36]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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