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해독의 중요성에 대해 계속 써왔습니다. 특히 이담(利膽) 즉 원활한 담즙분비가 중요합니다. 이담은 해독만이 아니라 상화망동(相火妄動)을 막기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상화란 군화(君火)에 대비되는 심리적 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화가 좋게 작용하는 경우에는 군화를 조절하고 삶의 추동력이 될 수 있지만, 제멋대로 망동하면 감정이 폭발하거나 성욕이 항진되어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요즘 상대가 조금만 마음에 들지 않아도 폭력을 휘두르거나 성폭력이 만연하는 것은 상화가 망동하기 때문입니다.
상화가 망동하는 것은 게임, 성문화 등 상화를 자극하는 문화도 한몫 하지만 신수(腎水) 즉 신의 물기운이 부족하거나 간기운(肝氣運)이 울체되어서 그렇습니다. 간기 울체를 푸는 것이 이담 작용입니다. 우담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간기가 울체되면 혈액순환이 어려워지고 간열이 생기기도 합니다. 간열이 심해지면 간혈(肝血)이 마르게 됩니다. 즉 혈액이 부족해지는 것이죠. 간혈을 보충하는 것이 식초입니다.
식초에 대해 동의보감에는 다음과 같이 나와 있습니다.
性溫味酸無毒 主消癰腫破血暈除癥塊堅積 治産後血暈及諸失血過多血暈止心痛咽痛 殺一切魚肉蔬菜毒 醋亦謂之醯以有苦味故俗呼爲苦酒 苦酒米醋是也 不可多食損人肌藏及損人骨 入藥當取二三年米醋良穀氣全故也小麥醋不及 醋措也能措五味以適中也
뜻을 풀어보면,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시며 독이 없다. 옹종을 삭이고 혈훈을 없애며, 징괴와 단단한 적을 깨뜨린다. 산후혈훈과 피를 많이 흘려서 생긴 혈훈을 치료한다. 심통과 인통을 멎게 한다. 모든 물고기, 고기, 채소의 독을 풀어준다. 초는 혜라고도 한다. 쓴 맛이 있어 민간에서는 고주라고 부른다. 고주는 쌀로 만든 식초를 말한다. 많이 먹으면 안 된다. 많이 먹으면 살, 장, 뼈가 상할 수 있다. 약에 넣을 때는 2-3년이 된 쌀 식초가 좋은데 그것은 곡식 기운이 온전하기 때문이다. 밀로 만든 식초는 이것보다 못하다. '초(醋)'자는 조치한다는 '조(措)'자의 뜻과 같은 것인데 5가지 맛을 조절하여 알맞게 한다는 뜻이다.
식초의 효능은 발효식품이 그렇듯이 모든 독을 푼다고 나옵니다. 회나 샐러드에 식초를 뿌려먹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음은 혈액부족을 해결합니다. 피를 많이 흘렸거나 월경량이 많아서 어지러운 경우 좋습니다. 거꾸로 월경량이 적은 것에도 도움이 됩니다. 평소에 혈액부족 증상이 있다면 식초를 음용하세요. 혈액부족 증상으로는 머리칼이 가늘어지거나 탈모가 생깁니다. 얼굴이나 손톱에 핏기가 없고, 손톱 발톱이 잘 깨지거나 건조하기도 합니다. 감정 변화가 자주 일어나기도 합니다. 눈이 침침하거나 건조하고, 앉았다 일어설 때 어지럽습니다. 근육이 뭉치거나 몸이 저리기도 합니다. 꿈을 많이 꾸거나 잠꼬대를 하거나 수면에 장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식초를 물에 타서 마십니다. 물론 많이 먹으면 뼈를 상한다고 하였으니 적당히 마십니다. 하루 3번 정도가 적절하겠습니다. 농도는 자신에게 맞는 정도를 찾기 바랍니다. 어떤 식초를 쓸 것인가? 자연 발효된 식초를 씁니다. 즉 첨가물을 넣지 않고 옹기에서 자연 그대로 발효한 식초 말입니다. 발효는 시간 예술입니다. 2~3년 숙성되는 기간이 필요합니다. 곡물식초가 가장 좋지만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현재 구할 수 있는, 자연 발효된 식초로 감식초가 좋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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