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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고바우박물관, 군포시민 뿔나게
고바우뮤짐엄 주민설명회에 이후 '군포시에바란다'에 항의 이어져
 
신완섭 기자   기사입력  2021/08/29 [11:44]

#1. 누구 마음대로 연고도 없는 만화가 박물관을 짓는 데 세금 들여서 땅을 내줍니까? 성남 출신 작가 박물관을 왜 군포에다 지어요? 지금 금정역 예산 얼만지 아세요? 금정역 예산이 140억인데 고바우박물관 300억?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까? 고바우 박물관은 시민 동의 얻지도 않고 막 진행해도 되는 건지요? 이러니까 소통이 안 된다는 소리를 듣는 겁니다. 유튜브에서 소통 쇼 하지 마시고 임기만 채우고 아몰랑 할 생각이 아니라면 제대로 했으면 좋겠네요

 

#2. 웹 만화가 대세인 요즘 고바우라는 인물이 누군지도 모르는 세대가 훨씬 많은 세상입니다. 시대에 뒤떨어지는 탁상공론을 그만해주세요. 살기 좋은 군포시로 만들어주세요. 군포시의 낙후된 금정역 환승센타를 새로 지어서 타 지역에서도 이사 오고 싶은 시로 좀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도서 등 기타박물관은 그만 지어주세요. 너무 구시대적입니다. 군포시 30년 살았어요. 정말 너무 시간이 갈수록 군포시청의 행위가 실망스럽네요.

 

#3. 고바우 박물관 건립에 관련된 기사를 보았습니다. 시민이 진짜 원하는 사업이 맞는지 확인을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해당 시설이 꼭 필요한가요? 해당 시설이 시급한가요? 시의 재원을 낭비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당장 시민들에게는 시급한 문제들이 많습니다. 금정역 환경 개선, 산본천 악취문제, 산본시장 주차난 해결... 군포시 노후주택 재개발 사업... 급하고 시민이 필요로 하는 문제부터 해결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며칠 사이 군포시청 국민신문고 <군포시에바란다>에 ‘고바우 뮤지엄’에 관한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총 15여 건의 민원 중 세 꼭지만 토씨 하나 건들지 않고 원문 그대로 실어본다. 글의 내용은 하나같이 웬 뜬금없는 고바우냐는 것이고 300억 거액의 예산이냐는 것이다. 이에 대한 군포시청 문화예술과 박물관조성팀 문정훈 주무관의 답변을 들어보자.

 

고바우뮤지엄은 문화가치를 바탕으로 도시의 가치를 높이고 도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고자 계획된 <문화도시 군포> 조성 기반 구축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입니다. 시는 지난 8월 10일부터 고바우뮤지엄 건립의 타당성을 조사하고자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용역 과정 중 주민설명회를 마련하여 시민분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결과에 반영할 예정이며 고바우뮤지엄의 최종 건립은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립박물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 지방재정 투자 심사 및 예비타당성 조사 등 여러 단계를 거쳐서 결정됩니다. 또한 고바우뮤지엄 예산은 고바우뮤지엄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통해 반영될 예정이며 사전평가 통과 시 최대 40%를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고유의 문화를 갖춘 도시가 경쟁력을 갖는 시대입니다. 군포시는 경기도 31개 시․군 중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없는 2개 시․군에서 벗어나 세대를 포용하는 문화도시 인프라 구축 및 도시의 자생력을 높이고자 추진하는 사업임을 알려드립니다.

 

군포시의 답변에 대해 군포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다음과 같이 묻고 싶다.

첫째, 고바우가 과연 군포시의 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냐다. 군포시와 아무런 연고도 없는 시사만화가 故 김성환 화백의 박물관을 군포에 건립했을 때 군포시민들이 얼마나 좋아할까. 내가 보기에 대다수가 그렇지 않다고 본다.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연결고리가 적기 때문이다. 윗 민원 글에서 보듯 ‘어느 때 고바우냐’는 구시대적 발상과 함께 군포의 인물이 아니라는 질타를 받을 수 있다. 인구 30만도 안되는 소도시지만 고래로 군포를 빛낸 인물들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군포사람들’을 애써 외면하는 이유를 들어보고 싶다. 나는 자비를 들여서 <군포사람들 55인전> 시화 전시회를 세 번에 걸쳐 개최했다. 다녀가는 관람객마다 “이런 훌륭하신 분들이 우리 이웃에 있었네요”라며 더욱 애향심과 자부심을 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각 지자체들이 앞다투어 지역 연고가 있는 분들의 기념관이나 박물관을 지어주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게 아닌가. 

 

둘째, 300억 예산이나 쏟아부어야 하냐다. 문화도시 선정 시 40%(120억)의 국비를 지원받는다고는 하나 나머지 180억 원의 재원은 오롯이 군포시민들의 부담으로 매워야 한다면 굳이 성남 출신의 만화가 한 분을 위해 호화찬란(?)한 뮤지엄을 지을 필요가 있을까. 나는 김 화백의 고향 성남시에 건립권을 넘겨주는 게 맞다고 본다. 비록 120억 원의 국비를 포기하더라도 나머지 180억 원은 시민들이 바라는 민생사업에 투입할 수 있으니 말이다. 2010년 군포시가 5억2천만 원을 들여 철쭉동산 앞에 설치한 김연아 동상이 시공비가 터무니없이 부풀려졌다는 시비(是非)로 시민들로부터 몰매를 맞았던 점을 상기하여 보다 신중히 결정을 내려야 마땅할 것이다.

 

답변에서 해당부서 주무관은 고유의 문화를 갖춘 도시가 경쟁력을 갖는 시대임을 정확히 지적했다. 그러나 ‘고유의 문화’를 번지 없는 문화로 오인하고 있다. 만화, 그것도 연고도 없는 만화가의 박물관으로 군포를 문화도시로 만들겠다는 발상이라니, 사막에서 신기루를 보겠다는 말과 진배없다. 지난해 12월 나는 <리영희 선생 10주기 추모행사>를 치르는 데 앞장섰다. 부끄럽게도 군포시나 문화재단, 시민단체 등 어느 한 곳도 말년 16년간 군포에 거주하다 돌아가신 ‘사상의 은사’ 리영희 선생의 10주기를 추모하려 준비하지 않아 긴급히 시에 재정지원을 요청해 가까스로 전시 및 공연 행사를 치렀던 것이다. 문화는 화려하게 탄생하지 않는다. 작은 불씨들이 모여 꽃피우는 게 문화의 특성이다. 적은 예산이라도 시민들이 뜻을 모으고 민관의 협치로 정성을 쏟아내는 노력을 먼저 선행해야 하지 않을까. 결단코 군포사람들이 빠진 문화도시는 군포 고유의 문화가 될 수 없음을 명심하자.

 

굳이 국비 지원을 등에 업고 문화도시를 일궈 내려 한다면 이런 제안을 하고 싶다. <리영희언론기념관> 혹은 <리영희진실기념관> 건립을 추진하자고. 그 곳 일부에 <고바우만화방>을 차려 주자고. 진실만을 추구했던 리영희 선생의 언론사상을 기리면서 거기에 촌철살인 김 화백의 시사만화를 더하여 온 국민이 찾는 언론교육의 산실로 만들자고. 

 

 고바우 뮤지엄 용역보고회 (사진=군포시)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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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8/29 [11:44]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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