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음식이야기] 전복

제2호 지리적표시 수산물 - 완도 전복

신완섭 K-GeoFood Academy 소장 | 기사입력 2021/09/22 [09:02]

[우리음식이야기] 전복

제2호 지리적표시 수산물 - 완도 전복

신완섭 K-GeoFood Academy 소장 | 입력 : 2021/09/22 [09:02]

柔沙而淨海 부드러운 모래와 맑은 바다는 

無飾之純情 꾸밈없는 순정을 간직하고 있으이.

鰒肴三更酒 전복 안주로 삼경까지 술을 마시니

林蛩祝賀鳴 숲속 귀뚜라미도 노랠 불러 축하하네.

 

문학박사 정태헌이 친구들과 하룻밤을 보낸 청산도의 추억을 노래한 한시 일부이다. 전남 완도에서 뱃길로 45분 거리에 있는 청산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고 밤늦게까지 전복 안주로 술을 마셨으니 어찌 귀뚜라미 울음마저 축가로 들리지 않았으랴. 바삐 살아가는 차도남들에게 느림의 미학을 깨닫게 한다. 이런 연유로 슬로시티로 지정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데 이래저래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풍성하다. 

 

다양한 수산물 중에서도 완도군이 이곳 전복을 수산물 제2호 지리적표시 상품으로 등록했다. 완도에서 생산되는 참전복은 청정해역의 해조류만 먹고 자라서 타 지역보다 육질이 부드럽고 맛이 뛰어나다. 산모나 어린이, 노약자, 환자 등의 건강보양식으로 널리 알려진 전복을 보다 대중화시키기 위해 완도군은 매년 초복 날을 ‘전복-데이’로 지정해 범국민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 조류인플루엔자나 구제역 등으로 가금류나 축산육을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져 그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한다. 

 

전복은 원시복족목 전복과에 속하는 타원형의 연체동물이다. 수온이 섭씨 10~23도의 열대 및 온대 해역 연안에 널리 분포하는 전복은 전 세계적으로 100여 종이 알려져 있으며 수명은 12년 정도이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것으로는 까막전복, 말전복, 오분자기 등 10여 종이 있다. 크기가 큰 말전복은 각경이 250mm 이상인 데 반해 크기가 작은 오분자기는 80mm 정도이며 11~12월에 산란한다. 암컷은 진한 녹색을 띠고 수컷은 노란색을 띠는데 산란기에는 이 색이 더욱 두드러진다. 껍질은 외짝으로 내면은 진주 광택이 나고 외면은 갈색 또는 청자색이다. 45개의 구멍이 나 있고 원추형으로 융기되어 있다.

 

옛날 진시황이 불로장생이 좋다 하여 구했던 것 중에 우리나라 제주도 전복이 포함되어 있었다. 중국에서는 상어지느러미, 해삼과 함께 바다의 삼보(三寶)로 불렀는데 우리나라 전복을 제일로 친 것 같다. 의약고서인 중국의 <본초강목(本草綱目)>과 우리나라의 <동의보감(東醫寶鑑)>에도 자양강장 식품으로 소개하고 있고 한의서적인 <명의별록(名醫別錄)>이나 <규합총서(閨閤叢書)> 등에서는 ‘몸을 가볍게 하고 눈을 밝게 하는 전복의 효능’을 명기하고 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는 전복을 복어(鰒漁)라는 이름으로 소개하면서 ‘살코기는 맛이 달아서 날로 먹어도 좋고 익혀 먹어도 좋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말려서 포를 만들어 먹는 것이다. 그 장(腸)은 익혀 먹어도 좋고 젓갈로 담가 먹어도 좋으며 종기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조선 시대 궁중 요리책인 <진연의궤(進宴儀軌)>에서는 궁중연회식으로도 등장한다. 여러 자료들을 종합해 볼 때 전복이 예로부터 매우 귀중하고 영양가 높은 최고의 음식으로 손꼽혔음에 틀림없다.

 

전복의 일반성분은 단백질 약 13%, 지방 약 0.5%, 당질 4.2%, 무기질 약 2%이다. 이소로이신, 로이신 등 다양한 아미노산이 풍부한 고단백 성분에 반해 지방은 적어 비만을 염려하는 중년층의 건강식으로 안성맞춤이고, 풍부한 인, 철, 요오드 등 미네랄과 비타민 B, C 등과 창자에서 나는 해조류의 독특한 냄새가 하나로 어우러져 정력제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해초류나 해산동물에 주로 존재하는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의 재료가 된다. 갑상선 호르몬은 신체의 기초대사, 즉 지방을 태워서 에너지를 생성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하면 기초대사 둔화로 인해 비만이나 지방의 혈관 내 축적 현상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성장기 어린이의 육체적 정신적 성장을 저해한다. 요오드가 부족하면 이러한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생길 수 있으며 피부가 거칠어지고 모발이 가늘어진다. 이럴 때 요오드가 풍부한 전복요리를 먹으면 큰 도움이 된다.

 

옛날부터 산후 7일 이내 산모의 젖이 잘 나오지 않을 때 전복을 고아 먹였다. 전복의 풍부한 미네랄이 효과를 보이기 때문이다. 또 전복은 체내흡수율이 높아서 대사기능이 저하된 임산부, 비만증, 간 경화증에도 좋은 식품이다. 그래서 간 기능 회복과 폐결핵약으로 쓰이기도 한다. 전복에는 메티오닌과 시스테인 등 황화 아미노산이 많아 병후 원기회복과 피로 회복에도 큰 도움을 주고 뇌 영양소인 글루타민산이 풍부하여 포도당과 지방 대사를 원활히 하고 중앙 신경계로부터 암모니아를 제거하여 신장을 통해 배출시킨다.

 

전복을 쪄서 말렸을 때 오징어나 문어처럼 표면에 흰 가루가 생기는데 이것이 타우린이다. 타우린은 담석을 녹이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줄 뿐 아니라 신장 기능을 강화시키고 시력회복과 함께 간장의 해독작용을 촉진하기 때문에 원기회복에 더욱 효과적이다.

 

전복은 오돌오돌 씹는 촉감이 좋아 회로 먹고 감칠맛을 느끼려면 익혀 먹어도 된다. 내장은 부패가 빠르므로 소라, 오분자기 등을 함께 썰어 만든 게우젓으로 먹는 게 좋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전복요리의 최고 진미는 참기름에 살짝 볶아 만드는 고소한 전복죽이 으뜸이 아닐까.

 

전복죽 맛있게 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 재료: 전복 4개, 불린 쌀 2컵, 물 14컵, 양파 1개, 당근 40g, 달걀 4개, 김 2장, 소금, 잣가루, 참기름 약간 

* 만드는 법

1. 쌀은 깨끗이 씻어 충분히 물에 불려 놓는다.

2. 솔로 문질러 씻은 전복을 칼로 도려내어 내장을 뗀 후 깨끗이 씻어 얇게 썰어놓는다.

3. 참기름을 두른 냄비에 쌀과 전복을 넣고 볶다가 물을 붓고 중간 불에서 오래 끓인다.

4. 달걀흰자를 풀어 넣고 다시 살짝 끓이면 완성.

5. 완성된 죽에 달걀노른자를 얹고 주위에 잣가루와 구운 김을 가루 내어 얹는다.

6. 전복죽에 통깨를 뿌리고 참기름을 끼얹으면 더욱 고소하다. 

 

 신완섭 K-GeoFood Academy 소장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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