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영희 12주기 추모행사 리뷰1] 12/2 추모공연 & 학술세미나

신완섭 리영희기념사업회 운영위원장 | 기사입력 2022/12/08 [10:07]

[리영희 12주기 추모행사 리뷰1] 12/2 추모공연 & 학술세미나

신완섭 리영희기념사업회 운영위원장 | 입력 : 2022/12/08 [10:07]

 언론인이자 실천적 지식인의 모범을 보여주신 리영희 선생은 압록강 근처의 평안북도 운산에서 1929년 12월 2일 태어났다. 선생의 탄신일에 그의 12주기를 추모하는 첫 행사를 저녁 6시 군포시 보훈회관에서 열었다. 본회 정금채 대표의 인사말과 이학영 국회의원의 축사로 행사가 시작되었다.

 

 제1부 추모 공연(사회 신완섭 본회 운영위원장)

 “앞서 시그널 뮤직으로 보여준 안치환의 ‘그대 잘 가라’ 영상처럼 선생은 질곡의 시대에 큰 울림을 주고 가셨습니다. 오늘 들려드릴 음악과 시 낭송은 그의 영혼을 어루만지고 우리에게도 용기와 위안을 선사할 것입니다” 사회자의 목소리도 한결 차분해졌다.

 팬플룻 듀오(홍광일, 조성영) 팀이 전수연 곡의 <화풍병(花風病)>으로 포문을 열었다. 화풍병은 남녀 간의 연모를 나타낸 말로 상사병과 흡사한 말이다. 그러나 꽃바람 속에는 아픔보다는 향기가 담겨있다. 이어 영화 ‘클래식’ OST로 유명한 유영석의 <사랑하면 할수록>, 제임스 라스트의 <외로운 양치기>로 객석은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시낭송가 곽은희 씨가 12년 전 선생의 장례식장 추모시인 정희성 시인의 <눈 밝은 사람 리영희>와 군포에서 활동하는 신완섭 시인의 <1960년 4월 25일 그날> 두 편의 시를 퍼포먼스와 함께 낭송했다. 정희성 시인은 ‘저문 강에 삽을 씻고’란 시로 유명하며, 신 시인의 시는 4.19혁명 당시 이승만이 하야를 발표하기 하루 전날, 선생이 을지로에서 무력 충돌 방지를 호소하는 장면이 담긴 실화 시다.

  루미에르 앙상블(첼로 김예빈, 피아노 김예빈, 오보에 이정민)은 젊은 악사들로 구성된 이색적인 앙상블로 ‘빛’의 역할을 암시하는 신예 앙상블이다. 이웃집 토토로 OST인 <바람이 지나가는 길>, 민중시인 박노해 작시의 <민들레처럼>, 민중가수 안치환 곡 <마른 잎 다시 살아나>, 세월호 희생자에 바쳐졌던 김효근 곡 <내 영혼 바람되어>가 차례로 헌송되어 장내를 촉촉이 적셨다.

  마지막 여행스케치(조병석, 남준봉)는 1989년 ‘별이 진다네’로 데뷔한 이래 서정적이고 맑은 노래로 많은 사랑을 받는 포크&록밴드이다. 이날 남 씨가 오는 도중 교통사고를 당해 택시로 바꿔타고 오는 바람에 다소 늦어지긴 했으나, <별이 진다네>, <왠지 느낌이 좋아>, <산다는 건 다 그런 게 아니겠니> 세 곡으로 무거웠던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희망의 분위기로 돌변시켰다.

 

  제2부 학술 세미나(사회 김동민 본회 학술연구분과장)

  “오늘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이해영 교수님을 발제자로 모시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한반도’란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이어가겠습니다. 육군본부군사 연구소장을 지냈고 역사학자로 활동 중인 한설 예비역 장군님과 성균관대에서 언론학 초빙교수로 계시는 신동진 교수 두 분을 토론자로 모셨습니다” 사회자의 소개 후 이 교수의 발제문 발표가 시작되었다.

 

  1. 발제문 발표(이해영)  

  ‘전쟁은 다른 수단에 의한 정치의 지속적 행위’라는 <전쟁론> 저자 클라우제비츠의 말을 빌면, 우크라이나 전쟁도 결국 정치 행위라는 점이다. 외교적 수단이 소진된 후 제한된 수단을 통해 제한된 목적을 달성하려는 ‘제한전制限戰’ 양상을 띤다. 돈바스 특별지위를 인정한다는 2014~2015년 민스크협정의 불이행과 2021년 말 미 바이든 정부의 나토 동진 방조, 지속적인 우크라이나의 탈러시아 움직임에 러시아 푸틴이 중국을 등에 업고 펼친 정치적 목적의 특별 군사작전이었다.

  그러나 미국과 서방이 가세한 지난 8개월 동안 우크라이나는 추산 40만 명 이상의 군인 사상자를 내고 있고 전쟁은 쉽게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미국이 주도하여 러시아경제봉쇄령을 내렸지만, 여전히 러시아는 건재하며 말로는 러시아 가스 의존도를 없애겠다는 독일 등 유럽국가들은 뒷거래를 일삼고 있다. 오히려 미국의 착취적 패권주의로 말미암은 네오콘적 신냉전 시나리오가 동맹을 궁핍화시켜 당사국 우크라이나에겐 물량전쟁의 차질로 말미암은 희생이 지속적으로 강요되고 있다.

  모든 곳에 개입하려는 미 제국의 잘못된 과잉팽창 전략은 매우 빠른 속도로 뉴노멀New normal을 조성하고 있다. ①다극 체제로의 이행. 이 트렌드는 미국을 종주로 하는 유럽 위주의 봉신국가 대 중러를 중심으로 하여 인도 이란 등 새로운 세력권이 가세하는 중러 비대칭동맹, 즉 지정학적 지경학적 분할이다. ②국제적 기반 확대. 중-러-인 외 이란까지 가세한 비대칭동맹의 전략적 협력이 강화되고 미국이 주도해온 UN/WTO 등 다자기구의 기능은 점점 불안해진다. ③여전한 미 패권. 이러한 재편성은 현재진행 중이라 미래를 단정하기 곤란하며, 미국도 쇠퇴징후를 보일 뿐 이런 변화를 주도하는 그룹을 이간 이격시킬 힘을 여전히 갖고 있다. 

  이러한 때 현재 윤석열 정부는 미국의 하수인 역할을 자처, 경제 협력국인 중국과 러시아를 맹폭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이런 남한에 냉소를 보내고 미국을 무시할뿐더러 중-러의 대륙판에 올라타 자주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 결과 우리는 무역 적자로 인한 총체적 경제난국에 직면할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왜냐하면 윤 정부는 대책 없는 공격으로 잃기만 하고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서이다. 이에 이 교수는 “기존의 통일부를 없애고 ‘평화공존부’를 두고, ‘친미중립 정책’으로 전략적 자율성을 모색하자”고 한다. 즉 “남북간의 문제보다 ‘다자적 평화’에, 오랜 우방인 미국 편에 서면서도 ‘실리적 외교’를 견지하여 대전환의 추종 그룹이 아니라 리더 그룹에 올라서야 한다”는 것이다

 

  2. 토론자 발표(한설, 신동진)

  예비역 장군 한설은 왜곡된 사실이나 판박이 뉴스, 신파시즘, 보호무역의 희생양이 되어선 안 된다. 패권국이 주도하고 있는 무역 방해 공작이나 정보 공작 등 지배구조에 말려들지 말아야 한다. 선악보다 득실을 따져야 하여야 하는데 대중은 여전히 몽매하고 진실에 침묵한다. 지금은 리영희 선생이 추구했던 ‘진실’에 다가가야 할 때다.

  언론학자 신동진은 미 패권에 대항하는 러-중-인 연합세력, 기존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에 이란을 포함시킨 이 교수의 혜안이 돋보인다. 새 판이 짜여지는 ‘신세계질서’는 우리에게 득이 될 것인가, 독이 될 것인가. 전장 속에 본 종군기자의 눈이 오히려 편협할 수 있다. 저널리즘을 보는 시각이 달라져야 한다.  

 

  끝으로 김정대, 정성희 씨 등 시민 몇 사람의 질의와 응답으로 2시간가량 세미나가 끝났다. 다소 무거운 주제였지만 선생의 추모행사에 어긋나지 않은 진지한 자리였다. 45년 전에 <베트남 35년전쟁의 총평가>에서 남기셨던 ‘편견과 선입견을 배제하고 이성적이고 균형 잡힌 판단’을 해 본 유익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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