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문화예술회관 수리홀 음향반사판 수년째 말썽이나 방치상태

신완섭 기자 | 기사입력 2023/01/26 [09:20]

군포문화예술회관 수리홀 음향반사판 수년째 말썽이나 방치상태

신완섭 기자 | 입력 : 2023/01/26 [09:20]

  대한건축학회 건축용어사전에 의하면 『음향반사판(sound reflecting board)』은 ‘무대 위의 소리가 다른 공간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고 유효하게 객석 측으로 보내든지 무대 연주자에게 그 반사음의 일부를 되돌리든지 할 목적으로 설치하는 반사판’을 말한다. 한 마디로 실내 공연장이면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음향 장치이다. 

 

  그런데 군포시 문화예술 활동의 1번지라고 할 군포문화예술회관(이후 회관) 수리홀의 음향반사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수년째 말썽을 빚고 있다. 

 

  발단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10월 군포시는 회계과 공공시설팀을 통해 총사업비 51억 2천여만 원을 들여 대대적인 ‘수리홀 리모델링 무대기계장치 공사’를 착수, 착공 17개월 만인 2020년 2월 준공을 보았다. 이후 업무관장 부서가 문화예술과 예술팀으로 이관되면서 법에 따라 공인 안전검사기관에 의뢰, ‘등록 전 안전검사’를 실시한 결과 무려 80여 가지 지적사항이 발견되었다. 결국 2년간의 보수기간이 주어졌고 2022년 2월 9일 자로 미완의 보수공사는 종료되었다. 

 

  당시 군포시는 통상적인 제안평가방식 대신 조달입찰방식을 채택해 시공업체를 K사(광명 소재)로 낙찰하였다. 또한 공사 초기 L 감독을 내정하였으나 공사 착수 6개월 즈음에 감독직을 K씨로 교체했다. 이 와중에 회관 측 무대감독 C 씨는 잦은 민원을 이유로 진행공사 감리자에서 배제되었다. C 감독은 국립극장에서 7년간 무대 일을 하며 잔뼈가 굵은 경력 30년의 베테랑 무대관리자로서 1998년 군포문화예술회관이 개관할 때 입사하여 지금까지 25년째 회관의 무대감독 직을 맡고 있음에도 진행공사 감리에서 배제된 것. 

 

  C 감독 증언에 의하면, 음향반사판 공사는 본 리모델링 공사 2년 전인 2016년 2월에 먼저 설치 완료되었다. 그해에 군포시는 음향반사판 설치비에 4억 5천여만 원, 구동 시스템 설치에 2억 원 등 총 6억 5천만 원을 투입했다. 총 10개의 음향반사판은 세계 최고품질인 미국 웽거(WENGER)사 제품이었고 시공도 직접 했으므로 이후 음향반사판은 아무런 문제없이 잘 작동되었다고 한다. 단지 2018~2020년간 K사가 리모델링 공사를 위해 기존의 음향반사판과 구동시스템을 떼어낸 후 리모델링 공사를 수행하였고 이를 재설치한 결과 정상적인 작동이 안 되고 있다. 특이한 점은 2년 전 웽거사가 설치했던 음향반사판 구동장치가 다른 장치로 교체된 것이다. 

 

  무대장치 전문가인 C 감독은 2020년 준공 후 ‘등록 전 안전검사’에서 나온 80여 가지의 지적사항 외에도 본인이 부실 공사로 파악한 내용들을 군포시에 공문으로 전달한 하자보고 횟수만 지금까지 150여 회에 이른다며, 2021년 문체부 공모 지원을 받아 12월에 작성된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산하 공연장안전지원센터의 ‘군포문화예술회관 수리홀 공연장 안전컨설팅 기술지원’ 결과통지서 내용까지 알려주었다고 한다. 

 

  요약해 보면, “①2016년 새롭게 설치했던 음향반사판의 구동 장치를 2018~2020년 리모델링 시공업체가 공사 도중 임의로 교체한 점이 확인되었으며 ②멀쩡히 잘 작동되던 구동 방식을 교체한 현재의 구동 시스템에 하자가 생겨 작동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문체부 용역의뢰 기관의 컨설팅 결과보고서 또한 핵심 구동 방식인 활차 및 베어링, 가이드롤러 등에서 소음 발생 및 결함이 발견되므로 구동 방식을 시급히 개선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그러나 시공업체 K사는 “하자가 아니고 과실”이라고 언급하며 1년 전에 이미 하자보수 기간은 끝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회관 측은 정지된 음향반사판 대신 임시방편으로 후벽 스크린을 내려 무늬만 반사판 역할을 하게 하고 있다. 수년째 작동을 멈춘 채 무대 천장에 매달려 있는 무대 중앙의 대형 음향반사판은 무게가 1.5톤이 넘고 크기도 가로17.3m x 세로8.5m에 달해 추락 시 큰 사고를 일으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같은 공연이더라도 다른 공연장에 비해 음향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감수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C 감독은 이러한 문체부 컨설팅 결과와 시공업체 입장을 토대로 2022년 9월 이후 올 초에 이르기까지 음향반사판 부실 공사 개선을 촉구하는 공문을 군포시에 여러 차례 보낸 바 있다. 이와 관련 본보는 군포시 담당부서에 1월 10일 전화로 입장요청을 했고 관계자는 입장을 밝힐 것이 없다고 답했다.

 

 올해 1월 중순경 군포시는 마무리 하자보수 공사를 회관 측에 위탁하려는 요청공문을 보내왔고, 이에 회관 측은 하자공사 마무리의 주체는 군포시가 되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봐서도 음향반사판 문제는 군포시가 최종적으로 책임져야 할 사안이다. 일을 시작한 주체가 일을 마감하는 게 통상적인 조치이기 때문이다.

 

  한편, 회관 측은 올해로 회관건립 25주년 및 군포문화재단 창립 1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라서 예술인뿐만 아니라 27만 군포시민들이 수리홀을 많이 찾을 것이라고 한다. 하루바삐 군포시가 나서서 속 시원히 시 행정의 입장을 밝히고, 하자든 과실이든 시급히 시시비비를 가려 음향반사판 구동 시스템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재난은 방심하는 틈을 노려 눈 깜짝할 새 벌어지는 법이다.

 

▲ 군포문화예술회관에 설치된 음향반사판 (사진=신완섭)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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