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노인의학 이야기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섬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노인이 인지장애가 있는 경우 섬망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물론 알코올 중독이나 약물에 의해서도 섬망 증상이 일어납니다. 입원이나 수술 후에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섬망은 ‘응급상태’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즉각적인 평가와 대처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섬망이란 무엇일까요? 보호자나 간병인이 보기에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면 섬망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평소와는 좀 달라요.” “뭔가 이상해요.” “평소보다 더 엉뚱해요.” “갑자기 엉뚱한 이야기, 엉뚱한 행동을 해요” 하는 생각이 든다면 섬망을 떠올립니다.
섬망에 대한 정의가 있지만 CAM(Confusion Assesment Method)이라는 섬망 스크리닝 방법이 섬망을 알아차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1. 급성으로 증상이 나타나고 하루 중에 변동이 있는 경과. 환자가 평상시에 정신 상태의 갑작스러운 변화가 있는가? 그러한 행동이 하루 중에 바뀌는가? 2. 주의 집중력이 떨어짐. 주의를 집중하는데 어려움이 있는가? 3. 체계화되지 않은 생각. 환자의 생각이 체계적이지 않거나 앞뒤가 맞지 않는가? 4. 전체적으로 볼 때 환자의 의식수준에 변화가 있는가? 위 질문에서 1번, 2번 질문에 “예”이면서 3번, 4번 질문 중 하나 이상이 “예”이면 섬망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섬망은 다양한 증상으로 표현될 수 있는데, 크게 보면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양(陽)의 증상으로 ‘시끄러운 과활동성 섬망’이 있으며, 음(陰)의 증상으로 ‘조용한 저 활동성 섬망’이 있습니다. 두 가지 유형이 섞여 있는 혼합형도 있습니다. 시끄러운 섬망의 증상으로는 ‘과다 각성, 들뜬 상태로 잠을 자지 못함, 분노, 참을성이 없어짐, 욕을 함, 노래 부르기, 소리 내어 웃기, 비협조적임, 이유 없이 행복해함, 정처 없이 돌아다님, 쉽게 깜짝 놀람, 주의가 산만함, 사고 이탈, 악몽을 꿈, 특정한 생각에 집착’ 등이 있습니다. 조용한 섬망의 증상으로는 ’주변을 의식하지 못함, 명료함이 줄어듦, 혼미함, 움직임이 느려짐, 사람을 노려봄, 무감동‘ 등이 있습니다.
섬망을 알아채는 것은 왜 중요할까요? 섬망 환자는 예후가 좋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입원환자가 섬망 증상을 보인다면 사망률은 22~76%나 되며, 퇴원한 후 1년 동안 살펴보면 35~40%로 꽤 높습니다. 섬망 증상을 보이지 않는 환자와 비교하면 사망률이 5배나 높다는 것이죠. 조용한 섬망이 50%, 시끄러운 섬망이 20%, 혼합형이 25%로 조용한 섬망이 많기 때문에 섬망을 간과하기 쉽습니다. 검사에만 의존하고 환자에 집중하지 않으면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용한 섬망은 70% 정도 놓치고 있다고 합니다.
섬망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요? 노인에게 섬망은 ‘히컵의 격언’을 새겨야 합니다. 히컴의 격언에 따르면 ‘오컴의 면도날’과 달리 환자의 증상에 대한 원인으로 되도록 많은 가능성, 위험인자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섬망의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변비가 생겨도 섬망이 올 수 있습니다. 요로 감염처럼 감염으로도 올 수 있고요. 항생제를 복용해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섬망을 유발하는 약물이 많기 때문에 섬망이 왔다면 약물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진통제, 항경련 제, 항우울제, 항부정맥제, 항히스타민제, 항암제, 항정신병제, 진경제, 벤조디아제핀계 약물, 스테로이드, 중추신경제 약 등이 그렇습니다.
섬망을 예방하는데 “밤에 약 안 먹고 잠자기 프로토콜”이 가장 좋았다고 합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밤에 형광등을 끄고 야간조명용 전등을 켠다. 2. 따뜻한 우유나 허브차를 마신다. 3. 짧게 등을 마사지해준다. 4. 이완을 시켜주는 음악을 들려준다. 그밖에는 인지 기능을 자극하고 자주 지남력을 일깨워 주고 하루에 3회 보행시키고 수분을 잘 섭취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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