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생님 이거 언제까지 할꺼예요? 프드트럭 ‘밥먹고 놀자’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온 초등학교 1학년 ㅎ이가 물었다. - ㅎ이가 3학년 때가지는 할 거야^^ - 그 다음에는 안 할 거예요? - ㅎ이는 어때? 계속 했으면 좋겠어? - 네~ 계속 계속 했으면 좋겠어요.
ㅎ이 뿐 아니라 6학년인 친구들도 중학교 때도 꼭 오겠다고 벌써부터 이야기를 한다. 11월 5일에는 2학년 언니와 어린이집에 다니는 6살 동생이 함께 왔다. 엄마는 7시 넘어 오시고 아빠는 10시에 오신다고 했다. 아동센터에도 다니지 않고 학원에 갔다가 둘이서 집에서 엄마를 기다린다고 했다. 밥을 먹겠냐고 물었더니 엄마랑 같이 먹을거라고 했지만 구운계란과 어묵을 챙겨주니 맛나게 먹는다.
푸드트럭 활동 첫날 노루목공원에 밥을 먹으러 온 아이들은 9명이었다. 물론 시범운영이라 홍보가 부족했던 까닭도 있었지만 실무자들은 당황스러웠고 장소를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는지에 대해 조심스럽게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 후 10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되었고 10월 15일엔 32명의 아이들이 찾아와 주었다. 그날은 산본시장 안에 있는 문화파출소에서 공연도 해주고 학교와 지역아동센터에서 적극 홍보도 해준 덕이었다. 그리고 10월29일에는 44명의 아이들이 찾아왔다. 어두워지면 조용하던 공원은 아이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로 시끌벅적했고 아이들은 자원봉사로 참여해주신 문화소통공동체사회적협동조합 선생님들과 보드게임과 몸놀이를 했다. 줄넘기와 배드민턴을 아이들은 가장 좋아했다. 그날은 풍선아트를 하는 청년봉사자도 있어서 아이들은 더욱 즐거워했다. 휴대폰게임을 하는 아이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아이들은 이 곳은 매일 오고 싶은 곳이라고 했다. 몇 번 만나지도 않았는데 자신들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며 선생님을 찾는 아이들. 날씨가 꽤 쌀쌀해진 11월 5일에도 46명의 아이들이 다녀갔다. 노루목공원에서 처음 아이들에게 밥을 준다고 하니 공원에 있던 할머니들이 여기 애들도 없는데 뭐하러 밥을 주냐고 한마디씩 하셨다. 노루목공원을 거점으로 정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반찬배달을 신청한 아이들이 노루목 공원 인근에 20여명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역아동센터도 2개 밖에 없는 산본1동은 아이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거점이 매우 부족한 곳이다. 13살까지는 그래도 지역아동센터, 드림스타트, 학교사회복지실이 있는 학교에서 파악이 가능하지만 중학교에 올라가고 나면 이마저 파악이 어렵다.
이 지역에는 아이들이 없는 것이 아니었다. 아이들이 갈 곳이 없었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어른들이 부족했을 뿐이다. 얼마 전 서울에서 있었던 모임에서 노원구에 아이휴센터(마을돌봄센터)가 20개소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파트내의 유휴공간, 평일에 사용하지 않는 교회도 장소를 무상으로 내놓았고 필요한 공간이 거의 마련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학교방과후나 지역아동센터가 끝나는 시간에 아이들은 아이휴센터를 주로 이용한다고 했다. 돌봄의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지역사회가 다함께 나선 것이다. 아이들에게 왜 밥을 주냐고 물어본다. 그럼 왜 어르신들에게 밥을 주는가? 아이들이 갈 곳이 왜 없냐고 물어본다. 아이들 방과후에 안전하게 지낼 곳이 부족한게 보이는데도 그것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 서울에서는 교회에서도 아파트에서도 아이들을 위해 유휴공간을 내어놓는데 왜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는가? 아이들이 안심하고 있을 수 있는 작은 공간. 이야기를 들어주는 좋은 어른들 이것을 마련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맘마미아 사업은 군포시주몽종합사회복지관과 마을기업 좋은터, 사단법인 헝겊원숭이운동본부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삼성전자로부터 지원받아 운영하는 돌봄사각지대아동청소년지원사업이다. 음식을 매개로 하는 멘토링(푸드맘이 간다), 마을어른들이 전달해주는 엄마손맛반찬(푸드키다리가 되어줄게), 그리고 ‘밥먹고 놀자’ 푸드트럭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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